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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기일수록 더욱 빛나는 師弟의 情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욱 빛나는 師弟의 情
  • 교수신문
  • 승인 2009.05.1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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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스승의 날 풍경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욱 빛나는 師弟의 情

양지바른 배움의 터에서나
독버섯 피는 음침한 곳 그 어디서나
겸허하지만 굴하지 않는 너

어제에 대한 부끄럼 없이
성실한 탐구로
내일의 세상을 위해

-계명대 사제자곡비 중

해마다 돌아오는 스승의 날. 스승의 마음을 생각하기보다 잊고 지내는 때가 더 많지만, 이날만큼은 스승의 은혜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사제지간에 정을 나누곤 한다. 대학가에서도 15일 스승과 제자들을 위한 조촐한 행사를 잇따라 마련했다.

계명대(총장 신일희)는 15일 교수,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사제자곡비(思弟子曲碑) 제막식을 열었다. 시비에는 제자들을 격려하고 잘 되길 바라는 스승의 따뜻한 마음이 새겨져 있다. 시구는 신일희 총장이 직접 지었다. 김용일 계명대 학생처장은 “학생들이 마음을 열고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배우면서 스승의 마음을 충족시켜준다면, 스승 역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도리”라고 전했다.
전남대(총장 김윤수)에서는 스승의 못 다 이룬 꿈을 제자들이 대신 이뤄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종목 전남대 심리학과장(64세)과 같은 과 학생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 교수는 퇴임 전까지 1년에 한 권씩 책을 집필하고 정년퇴임 마지막 해에는 100km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갑자기 찾아온 목 디스크 때문에 마라톤 완주에 대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제자들이 14일 깜짝 이벤트를 기획했다. 50명의 학생들은 심리학과 사무실을 출발해 학내를 각각 2km씩 달려 이 교수의 마라톤 완주의 꿈을 대신 이뤄냈다. 학생들의 마음 씀씀이에 이 교수는 “제자들이 나를 이렇게 감동시킬 줄은 몰랐다. 내 평생 가장 감동적이고 행복한 날”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영남대(총장 이효수) 사범대학은 지난 12일 뜻 깊은 행사를 치렀다. 170여명의 사범대 학생 전원이 한 자리에 모여 올바른 스승의 길을 가기 위한 실천다짐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직접 준비한 카네이션을 사범대학 교수들에게 전달하는 한편 교수들의 어깨를 주물렀다. 교수들 역시 학생들의 마음에 보답하겠다며 학생들의 어깨를 주물렀다.  학생들은 실천대회에서 △학업에 충실하기 △강의실 청결하게 사용하기 △학교·스승·선후배 사랑하기 등 스스로 정한 10대 항목의 서약서를 낭독한 뒤 교수들에게 전달했다.

몸은 학교를 떠났어도 학교와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은 늘 제자리에 있다. 경상대(총장 하우송)는 14일 두 번째 명예교수의 날 행사를 열고 정년퇴임으로 학교를 떠난 교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행사엔 명예교수 80여명이 참석했다. 하우송 총장은 “경상대가 명예교수의 날을 제정한 것은 훌륭한 인품과 뛰어난 지식을 가르쳐 주신 스승의 은혜를 되새겨 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교수들도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에 보답하고자 거금을 선뜻 내놨다. 배재대(총장 정순훈) 유아교육과 교수들은 최근 동문교수 장학금 100만원을 비롯해 총 1천여만원의 장학금을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어려운 시기,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훈훈하게 다가온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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