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14:45 (일)
[지방대 위기, 그 해법은 7]수도권 집중현상 해결해야 지방대 우수인력 공급 가능
[지방대 위기, 그 해법은 7]수도권 집중현상 해결해야 지방대 우수인력 공급 가능
  • 김영철 계명대·경제학
  • 승인 2009.04.27 14: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대의 위기, 그 해법은 7.

 

지방대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사실은 이제 누구도 반박하지 못한다. 지방대의 경쟁력은 왜 떨어지고 있는가.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수한 학생이 지방대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수도권 대학의 경쟁력이 높은 이유를 자연스럽게 설명해 준다. 수도권 대학의 경쟁력은 우수한 학생이 몰리기 때문이다.
그러면, 수도권 대학에 우수한 학생이 몰리고 지방대에는 반대로 학생이 입학을 기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도 생각보다 쉽다고 할 수 있다.

취업이 그 관건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단도직입적인 대답에 대해서 반박이 얼마든지 가능하겠지만 이렇게 어려운 경제사정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이 왜 기를 쓰고 자기 아이를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시키겠는가. 결국은 아이 장래가 어떤 대학에 입학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방 국립대의 상경계 학과의 총동창회 명부를 조사한 적이 있다. 그 결과 1980년도 졸업자의 경우 수도권에 주소를 둔 졸업자가 70%를 상회했다. 그러나 2000년도 이후 졸업자의 경우 그 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최근 들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해야만 그야말로 남이 보기에도 그렇고 자신도 만족스러운 직장에 취업할 수 있다는 등식이 정착됐다. 하지만 20~30년 전만 해도 꼭 그렇지는 않았다. 지방대를 졸업해도 일류기업에 취업하는 데 문제가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지방대는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고등학교 졸업자 중 우수한 학력을 가진 학생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고, 그것도 모자라 지방대에 적을 가지고 있는 학생도 편입시험들을 통해 수도권 대학으로 빠져나간다. 이는 취업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다. 

그렇다면 지방대 경쟁력 부족은 다분히 외생적인 요인에 의해 초래됐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진단일 것이다. 지방경제 몰락이 지방대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 역으로 현재 수도권 대학이 누리고 있는 높은 경쟁력은 대학행정의 탁월함과 교수의 헌신 때문이 아니라 수도권 경제력 집중 현상으로 발생하는 외부 경제의 결과다. 즉, 우수한 학생이 몰리고 그 때문에 경쟁력이 보증되는 수도권 대학은 그 이유가 단지 대학이 수도권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높다.

지방대 졸업생의 경우 수도권으로의 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또한 지방의 산업 기반이 급속하게 무너져가면서 지방대가 소재하고 있는 지역에서 취업하는 것은 더 어렵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대 경쟁력을 지방대 자체의 문제로 환원시키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일까. 현재 지방대가 처한 문제는 매우 복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방대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법도 매우 중층적인 접근 방식을 요구한다.
분명한 것은 1980년대 초와 같은 방식으로 지방대가 수도권에서 요구하는 인력을 단순히 육성 공급하는 역할을 복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는 수도권 집중 현상에 대한 어떠한 반성도 전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대 문제는 수도권 집중 현상의 해결과 동시에 이루어질 때 비로소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 문제 해결의 핵심 방안은 지방대의 인력공급과 지역산업의 인력수요를 일치시켜 우수인력에 대한 지역노동시장의 완결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방대 경쟁력 논의가 한국 사회 구조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은 이를 의미한다.

김영철 계명대·경제학

필자는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경제학회와 한국노동경제학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대구사회연구소 소장도 맡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