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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민족운동과 노동』외
[신간안내]『민족운동과 노동』외
  • 오주훈 기자
  • 승인 2009.04.06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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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운동과 노동』, 김택현 외 지음│선인│352쪽
이 책은 민족과 노동을 키워드로 하는 관련 논문을 엮은 책이다. 저자의 한 사람인 김택현 교수에 의하면 “민족과 노동계급은 오랫동안 역사 변혁을 담당하는 주체 범주로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단일한 정체성을 지닌 동질적인 주체 범주로 복합적인 역사 현실의 변혁을 설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이유에서 민족과 노동을 부정하진 않지만, 역사 변혁의 새롭고 다층적인 주체를 이 책의 논자들은 찾고 있다. 저자들의 차분한 필체가 돋보인다.

■ 『삼국통일전쟁사』, 노태돈 지음│서울대학교출판부│327쪽
학술서로서 가치가 큰 책이다. ‘삼국통일’의 개념에서부터 삼국통일전쟁의 전개 과정을 소상하게 추적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까지 삼국통일전쟁사는 “한국사에서 매우 많이 논의됐던 연구 주제이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구체적 사실 논급에 부정확하거나 부족한 면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삼국통일전쟁의 추이에 큰 영향을 준 몽골의 유목민국가나 왜 및 토번(티베트)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강조한다. 관련 연구자들을 비롯해 삼국사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 독자들에게 추천할만하다.

■ 『아큐를 위한 변명』, 이상수 지음│웅진 지식북하우스│404쪽
‘대륙이 만들어낸 중국정신의 두 얼굴’이라는 부제의 이 책은 『국화와 칼』의 중국판이라 할법한 책이다. 그런데 저자는 중국의 두 얼굴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하나는 웅장한 마음 그릇과 웅혼한 상상력을 지닌 대륙의 얼굴이고 다른 하나는 일그러진 심성을 지닌 졸렬한 아큐의 어굴이다.” 나름대로 흥미가 있는 이 책은 전문 학술서는 아니지만, 연구자들이 언 정도 활용할 수 있는 대목이 많다.

■ 『중국 거지의 문화사』, 한차오 루 지음│김상훈 옮김│수북│367쪽
중국의 거지라는 특이한 소재를 통해 중국 문화의 단면을 해부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에 의하면 “거지 세계와 주류사회는 서로 꾸준히 관계를 맺어왔다. 중국의 역사적인 위인과 문화적인 우상들은 일반사회에 속하기보단 하층민과 삶을 공유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거지들의 하급 문화과 지닌 영향력이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일종의 사회사 책인데, 흥미로운 주제를 적절하게 잘 다루고 있다. 포스트 모던적인 연구방법론을 중국의 역사, 그것도 거지 문화에 적용하는 양상이 흥미롭다. 관련 독자들에게 유용해보인다.

■ 『춤추는 술고래의 수학이야기』, 레오나르도 믈로디노프 지음│이덕환 옮김│까치│312쪽
확률이 우리의 삶에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훌륭하고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나온다. 3개의 문이 있고, 그 중 하나에만 자동차가 있다. 여러분이 문을 선택하고, 그 문을 열기 전에, 진행자가, 자동차가 아닌 염소가 있는 다른 문을 열어서, 보여준다. 이 경우 여러분은 선택을 바꾸는 것이 유리할까. 수많은 미국 수학자들도 틀린 이 문제의 정답과 이유가 궁금하다면 책을 참조하시라.

■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 우르와쉬 부딸리아 지음│이광수 옮김│산지니│464쪽
‘인도-파키스탄 분단으로부터 듣는 여러 목소리’라는 부제의 이 책은 인도-파키스탄 분단의 역사 속에서 개인들의 처절했던 경험을 통해 역사를 재구성하고 있다. 저자는 새로운 독립국 인도의 탄생 이면에는 피 비린내 나는 폭력과 희생이 있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인터뷰와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저자는 이를 실감나게 재생하고 있다. 힌두와 무슬림의 분열 정도로 여겼던 인도-파키스탄 분단사의 진실을 목도할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 『프랑스 구체제의 권력구조와 사회』, 최갑수 외 지음│한성대학교 출판부│514쪽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은 프랑스 구체제의 권력구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려는 공동작업의 소산이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제도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견고하 모든 것이 대기 속에 증발해버리는 탈근대의 시대에 마땅히 있어야 할 기초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자는 취지에서다. 프랑스사에 대한 기초 연구자료로 유용해보이며, 관련 연구자와 독자들에게, 프랑스 구체제 연구의 참고 자료로서 활용 가치가 있는 책이다.

■ 『헤겔 정신현상학의 이해』, 한자경 지음│서광사│368쪽
책 제목이 시사하듯이 이 책은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쉽게 설명한 책이다. 정신현상학을 체제를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인용문과 표를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설명을 해나가고 있다. 책의 마지막 문장을 인용해보자. “그 긴 정신의 자기 전개와 자기복귀의 과정은 결국 정신이 자기 자신을 정신으로 알아 가기까지의 과정, 즉 절대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며, 이 절대지에 이르는 것이 곧 역사의 완성이며 철학의 완성이다.”헤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으면 더 가독적으로 접근할 수 있지만, 꼼꼼하게 독해를 한다면 큰 무리 없이 읽어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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