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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로운 퇴장 시기가 언제인지를 알라
명예로운 퇴장 시기가 언제인지를 알라
  • 최성욱 기자
  • 승인 2009.02.06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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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학자가 되기 위한 암묵적 지혜]⑤

‘대학원생, 박사후연구원, 신임교수들이 대학이라는 학문세계에 들어와서 성공적으로 교육과 연구 활동을 하기 위해 알아야할 교훈 101가지’
최근 들어 대학간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 탓에 ‘연구’ 중심의 대학 풍토가 조성되고 있다. 가시적인 연구 성과에 매달리다 보니 연구·교육·봉사라는 교수의 책무에 균열 조짐마저 우려된다. 대학이라는 공간에 입문한 학자로서 연구와 교육의 접점을 찾는데 마땅한 지침서는 없을까.
로버트 스턴버그 예일대 교수(심리학)가 펴낸 신간『스턴버그가 들려주는 성공하는 학자가 되기 위한 암묵적 지혜』(신종호 역, 학지사, 2009)는 심리학 분야 27년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미국 대학의 분위기와 환경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만 학자의 자기개선 방법면에서는 주목할 만하다.
<교수신문>은 스턴버그 교수가 추천하는 ‘101가지 교훈’ 가운데 20가지를 선정, 발췌·요약해 2월2일부터 매일 연재한다. / 편집자 주


X교수는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다. Y교수는 X교수의 논문에 반론을 펼쳤다. X교수는 적절한 해명과 함께 Y교수의 논지에 반론을 내놓았다. 여기에 Y교수가 재반론을, 또다시 여기에 X교수가 반론을 이어간다. X, Y, X, Y… 스턴버그 교수는 이 일을 목격하고 다음과 같이 술회한다.

“만약 학술지 편집장이 논쟁이 끝났다고 선언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영원히 그 논쟁이 이어졌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때 나는 두 당사자 이외의 다른 사람들도 논쟁에 흥미를 갖고 있을지에 대해서 의심이 들었다.”

이처럼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퇴장 없음’의 고문관들을 스턴버그 교수는 심포지엄에서도 만난다. 한두 명씩 꼭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예컨대 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듣지 못한다면 신의 진리를 듣지 못하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허황된 자신감에 가득찬 사람들이 이야기를 늘어놓는 동안 속은 부글부글 타고, 제한된 소중한 시간은 연기처럼 허무하게 사라져버리게 된다. 그가 ‘말하고 있는 것’과 ‘의미 있는 것’것의 상관관계는 딱히 없어 보였다. 이들은 그저 말하기 좋아하는 수다쟁이일 뿐이다.”

요점은 이러한 논쟁을 멈출 때가 언제인지를 아는 것이다. 강의실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질문만 더 받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는 강의가 끝나가는 시간에 맞춰, 활기차게 무르익던 강의나 토론을 단호하게 자를 수 있어야 한다. ‘명예로운 퇴장’을 위해서다.

당신은 언제 은퇴를 말할 것인가?

스턴버그 교수는 “떠날 시간을 안다는 것을 스스로 알기는 매우 어렵다. 타인으로부터 진심 어린 조언을 구하라”고 말한다. 명예로운 퇴장, 손상되지 않은 위엄을 지닌 채 은퇴 하는 것… 그래도 내친 김에 ‘한 가지 질문만 더 받겠다’는 말이 위안이라도 될까.

스턴버그 교수는 “명예로운 퇴장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결정 시기는 자신의 경력이 끝날 때쯤일 것”이라고 귀띔한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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