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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학자 114명 등 676명 ‘교과서 수정’ 반대 서명
해외학자 114명 등 676명 ‘교과서 수정’ 반대 서명
  • 오주훈 기자
  • 승인 2008.11.17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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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 수정 권고 파문 어디까지

정부의 역사 교과서 수정 권고안 파장이 해외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일 해외학자 114명을 포함한 676명은 정부의 교과서 수정 작업을 중단하라며 학자들의 서명이 담긴 선언서를 발표했다.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와 카터 에커트 하버드대 교수,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교수 등 해외학자들과 최갑수 서울대 교수, 권내현 고려대 교수, 김도형 연세대 교수 등은 △교과부의 수정 권고는 헌법적 가치인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며 △교사의 교권과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다원적인 사고 능력 양성에 치명적 독소가 될 것이라는 이유로 이번 사태에 대해 “심히 우려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학자들은 선언서에서 이번 수정 권고안 55개 항목 공표는 “검인정 교과서 제도의 취지를 부정”할 뿐만 아니라 “집권 세력이 원하는 방향으로 교과서 내용을 바꾸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비난했다. 또 선언서는 “역사 연구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역사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야 할 교육과학기술부가 스스로 이를 짓밟는 초유의 상황이 도래한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학자들의 이러한 반응은 지난 4일 교과서 수정 권고안에 대한 전면 거부 의사를 밝힌 교과서 집필진 9명의 성명서 발표에 이어 학계가 결코 정부의 행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최갑수 서울대 교수는 “정부와 뉴라이트는 당장의 교과서 수정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차후 교과서 수정이나 편수지침 수정 등에서 헤게모니를 잡고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이번 사태가 보다 장기적인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이어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오주훈 기자 apor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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