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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이 苦戰하는 대학도서관
古典이 苦戰하는 대학도서관
  • 최성욱 기자
  • 승인 2008.10.06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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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필독서가 외면당하고 있다.
서울 소재 주요대학 조사 결과, 올해 1학기(3월~8월 기준) 도서 대출 목록 상위 30권에 대학별 교양 필독서가 평균 1.2권에 머물렀다. 『감시와 처벌』(미셀 푸코),『홍루몽』(조설근),『장미의 이름』(움베르토 에코),『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토드 부크홀츠) 정도가 상위 30권에 이름을 올렸다.

대학가 취업난에 따른 학생들의 경쟁 심리를 반영하듯 무협지나 역사소설 등 손쉽게 읽을 수 있는 장르문학이 상위권에 자리했다.『퇴마록』(이우혁) 등 무협지나 역사소설류가 인기를 끄는 뒤꼍에는 취업경쟁에 따른 학생들의 불안 심리가 숨어있다.

1990년대까지 대학 도서관 설문조사에서 고전을 비롯한 교양서적, 전공도서 등 ‘장서의 부족’이 문제점 일순위로 꼽혀왔다면 요즘 학생들은 열람실 부족과 소음이 가장 큰 불만이다. 시험이나 취업준비를 위해 도서관을 찾는 경향을 반증한다.

대학별 도서 대출 1위 목록을 살펴보면 인터넷과 미디어의 영향에 따른 학생들의 책읽기 경로를 유추할 수 있다. 우선 드라마나 영화로 주목받은 원작소설이 학생들에게 인기다. 서울대 도서 대출 1위 『공중그네』(오쿠다 히데오)는 일본 후지TV에서 드라마로 방영돼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로 인기몰이 중이다. 서강대 학생들은 최근 영화와 드라마로 인기를 끈 원작만화 『식객』(허영만)을, 한양대와 성균관대는 『해리포터 시리즈』(조앤 K. 롤링)를 가장 많이 빌려봤다.

1990년대 후반부터 몰아닥친 이른바 ‘IT 도서관’ 바람은 도서관 열람실 무선 인터넷 보급으로 이어져 학생들이 도서관에서조차 책을 찾는 일은 더더욱 줄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도서 대출 감소세는 뚜렷하다. “책과 전자매체(문서 및 미디어 영상자료)의 구입 비율이 47 대 53정도로 이미 역전됐다”는 게 정진욱 성균관대 학술정보원장(정보통신공학부)의 진단이다.
대학 도서관의 전산화는 물론 미디어 세대인 학생들에게 취업난까지 가중된 현실에서 자발적인 ‘고전 찾기’는 요원해 보이기만 하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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