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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연구실] 흐름을 추구하라
[나의 연구실] 흐름을 추구하라
  • 김광용/인하대·기계공학부
  • 승인 2008.06.23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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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초 한국과학기술원을 졸업하고 스물다섯의 젊은 나이에 인하대에 왔을 때 당시 대학은 넘치는 학생들을 교육하는 데 급급해 교수들은 주당 20시간에 달하는 강의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은 대학교수가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매우 좋아졌다. 특히 연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대학의 지원은 1980년대 초 당시와 비교하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됐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전산유체공학연구실(CFEL: Computational Fluids Engineering lab: http://cfelab.inha.ac.kr/)을 만들어 30년 가까이 지내오면서 60여명의 석박사를 배출했다. ‘내가 인하대에서 어떠한 연구를 해야 되겠는가?’라는 고민도 많이 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지나 온 길을 돌이켜 보면 그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오늘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뒷줄 좌측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샤카왓(석사), 이상문(석사), 정상호(석사), 이기돈(석사), 안형진(석사), 김진혁(석사), 문미애(석사), 아프잘(박사), 압두스 사마드(박사), 김광용 교수, 아매드 앤사리(박사).


우리 전산유체공학연구실에서는 유체역학의 이론적 해석기법을 기초로 유동 및 대류열전달 현상을 해석하고 이를 이용해 기계를 설계하거나 관련된 현상을 개선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주된 연구적용 분야는 유체기계, 원자로의 냉각계통, 열전달 촉진장치, 미세열방출장치 및 미세혼합기 등이다.

산학연구가 활성화되지 못했던 1980년대에는 유동해석에 사용되는 난류모델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만을 수행해 오다, 1990년대에 들어 당시 금성사의 에어컨용 송풍기의 성능개선에 관한 연구를 6년 간 수행하면서 산학연구의 경험을 쌓았고, 그 후 자동차용 에어컨 제조업체인 두원공조와의 3년 연구를 통해 획기적인 연구성과를 거두어 이 과제에서 개발한 냉각 팬이 최근까지 기아자동차의 각종 모델에 장착돼 왔다. 1990년대 중반 CFD를 활용한 수치최적설계를 기계장치의 설계에 적용한 예가 없던 당시 이 연구개발사례는 세계자동차학회(SAE)에 발표돼 많은 관심을 끌고 우수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한가지 연구분야에만 주력해 SCI급 국제학술지를 포함, 138편의 전문학술지 논문과 83편의 국제학술지 논문, 63건의 연구보고서 및 7건의 특허를 내는 등 적지 않은 연구성과를 올리고 있다.

연구활동과 아울러 2007년 아시아유체기계 학술대회 조직위원장으로 학술대회를 유례없이 성공적으로 치뤘다. 이를 계기로 아시아유체기계평의회를 창설했으며 유체기계에 관한 국제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Fluid Machinery and Systems>를 일본, 중국의 유관기관과 협력해 창간, 초대 편집장을 맡는 등 국제적인 학회활동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한기계학회 논문집 편집장과 유체기계공업학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성과와 학회활동을 인정받아 최근 미국기계학회 (ASME)의 석학회원 (Fellow)에 선임되는 영예도 안았다.


우리 연구실 실훈인 “흐름을 추구하라”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본인은 학생들에게 정지하지 말고 항상 흐르면서 유체역학 (흐름)을 연구하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본 연구실에는 8명의 석사과정 학생과 3명의 박사과정 학생, 그리고 1명의 박사후 연구원이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 중 3명의 박사과정 학생이 모두 인도에서 온 유학생이고 석사과정 중에도 1명의 방글라데시 출신 유학생이 있다. 수년전부터 받기 시작한 인도학생들은 능숙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발군의 연구성과를 올리고 있으며 지난 학기 졸업한 한 석사과정 인도유학생은 학위 과정 중 5편의 SCI 논문을 투고해 모두 게재 승인되는 성과를 올렸다.

나는 학생들 스스로에게 연구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연구를 수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다행히 학생들이 이를 잘 받아들여 지난해 초부터 일년여 간 27편의 SCI급 논문을 게재 또는 게재 확정하는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김광용/인하대·기계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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