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23:35 (일)
[나의 강의시간] 왕초보 갓 면한 교수의‘애프터 서비스’
[나의 강의시간] 왕초보 갓 면한 교수의‘애프터 서비스’
  • 최우용 / 동아대·법학부
  • 승인 2008.06.16 12: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필자는 강의경력 8년째로 이제 겨우 왕초보를 면한 교수이다. 그래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강의실로 향할 때마다 아직 변하지 않는 ‘설렘’을 느낀다. 초기에는 강의 그 자체에 대한 설렘이 긴장하게 했지만, 이제는 수강생들과 어떤 대화를 나눌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또 다른 긴장된 ‘설렘’을 즐기고 있다. 현재 학부에서 ‘행정법’(2학년), ‘지방자치법’(3학년) 그리고 환경법을 강의하고 있다.

행정법의 경우 한 학기 동안 해야 하는 분량이 많고 각종 국가시험의 수험과목이다 보니 항상 시간에 쫓기게 된다. 강의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지만, 가능한 복습에 신경을 많이 쓴다. 강의 시작 후 언제나 20여분정도는 지난 시간의 복습으로 시작한다. 20여분 동안 지난 수업의 내용을 상기시키고, 분위기도 일신하고, 오늘의 내용도 언급한다. 이 20여분이라는 시간은 그날 강의의 중심이 되기도 하고 몇 시간 강의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하기 때문에 첫 시작 20여분을 필자는 아주 소중히 사용하고 있다. 80여명이나 되는 수업이라 수업시간 내내 긴장을 상호간에 유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때 가끔 변칙을 사용한다. 중간 휴식시간에 베토벤의 캐논변주곡과 같은 간단한 클래식이나 학생들이 추천한 대중가요를 함께 듣는 것이다.

학생들도 나도 수업의 긴장에서 조금 벗어나 기지개를 편다. 이번학기에 시도한 것으로 효과가 좋았던 것은, 매 수업시간 제공한 O, ×문제를 풀면서 복습을 하는 것이다. 매시간 20문제 정도의 문제를 나누어주고 풀게 한 다음, 이 문제를 다음시간에 함께 풀면서 주요부분을 체크하고 정리한다. 물론 필자의 홈페이지에 상세한 답을 올려놔 수업 후 꼭 한번은 온라인상에서도 만나도록 하고 있다.

지방자치법과 환경법의 경우, 기본적으로 2+1의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강의 2주에 발표1주, 발표가 있는 날은 발표와 토론 2시간에 강의 1시간의 형식으로 진행한다. 발표는 학기 초에 미리 발표할 팀과 주제를 정해 미리 준비토록 한다. 발표는 학생들에게 학업의 내용숙지는 물론 발표능력의 배양과 자료검색의 중요성을 인지시켜 가능한 한 미리 준비토록하고 최소한 발표 하루 전에는 필자의 홈페이지에 자료를 올리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는 발표를 듣고 난 뒤 발표 팀에 대한 평가를 하게 한다. 상, 중, 하로 나누어 평가하고 발표 중에 의문이 있는 점은 기술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수업 후의 일이 많아진다. 학생들의 평가를 정리하고, 이를 홈페이지에 올려 같은 실수를 다른 조가 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또 상호간의 경쟁도 촉진시킨다. 홈페이지나 메일에 수업관련 질문까지 있는 날이면 수업준비 보다는 수업 후가 더 바빠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학생들과 얘기를 나누고 만난다.

발표수업에서 중요한 것은, 적절한 발표준비가 되도록 학생들에게 사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필자는 메일로 자료를 3일전에 받고, 내용의 수정을 지시하거나 부족한 자료는 더 찾도록 지적해 주기도 한다. 그렇게 정리된 것을 수업 하루 전에 필자의 홈페이지에 올리도록 하고 이를 수강생이 읽어 오게 한다. 다음으로는 발표 중 적절한 포인트에서의 지적이 중요하다. 학생들의 발표가 느슨해지는 경우에는 가끔 간섭해 느슨해진 발표를 바로 잡아줄 필요도 있다.

출처 : 동아대 대외협력과

지방자치법이나 환경법의 경우 한 학기에 한번은 특강이나 외부 견학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전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2006년 환경탐방 차 견학을 갔던 ‘새만금’의 현장은 아직도 기억에 새롭다. 환경과 환경법 그리고 자연과 우리를 생각하게 하는 당일치기 긴 여정이었지만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환경법을 전달할 수 있었던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강의는 끝났지만 나는 지금도 연구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강의에도 ‘애프터 서비스’가 중요함을 스스로에게 인지시키면서…… .     

최우용 / 동아대·법학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