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2-13 09:50:37
성공회대에서 열흘에 한번씩 벌어지는 진풍경이다. 올 들어 네 번째인, 이름하여 ‘자취생들의 저녁식사’. 학생들과 친하기로 이름난 김성수 총장이 배곯기 쉬운 자취생들을 위해 만든 자리이다. 매번 학생들과 같이 식사하는 김 총장은 이 날도 학생들 사이를 누비며 “많이 먹어라”, “더 먹어라” 훈수 두기 바빴다.
“자취 시작한 지 얼마 안돼서 세 번밖에 참석 못해 아쉽다”는 김영웅 군(컴퓨터정보학부 2학년)은 “자취생들은 밥 한끼 해결하는 일이 쉽지 않다”며, “돈도 아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친구들과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다”며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대학에서 이렇듯 학생 생활 전반에 걸쳐 세심히 신경 써주는 것은 드문 경우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저녁모임이 김성수 총장의 사비로 이루어진다는 것. 김 총장이 자취생 저녁식사를 생각해낸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어렵게 자라지 않아서 자취생들의 어려움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학생들을 좀더 이해하고 친해지기 위해서”이다.
식사를 마친 뒤 깍듯이 인사하고 나가는 학생들과, 마지막 학생이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총장의 모습은, 대학 구성원이 어떻게 가까워질 수 있는지 말해주는 하나의 모범처럼 보였다.
전미영 기자 neruda73@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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