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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 흐르는 사제의 情
뮤지컬에 흐르는 사제의 情
  • 승인 2007.11.2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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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퇴임 앞두고 제자들에게 이색 선물한 한무 배재대 교수

대학가에서 이제 ‘사제의 정’이란 말은 종종 어색하게 들린다. 교수는 “학생들이 예전처럼 잘 찾아오지 않는다”며 푸념하고 학생은 교수에게 조언을 구하기보다 선배, 친구를 찾는다.
그래서일까. 내년 2월 정년퇴임을 앞둔 교수를 위해 학생들이 뮤지컬 공연을 열었다는 소식이 특히 반갑다. 주인공은 한무 배재대 교수(65세, 공연영상학부·사진)와 제자들이다.
공연영상학부 학생들은 지난 23일 한 교수를 위해 뮤지컬 ‘비오는 날의 할러데이’를 공연했다. 공연영상학부를 처음 만든 한 교수에 대한 존경과 함께 반평생을 학교에 헌신한 스승에 대한 감사표시다.
“처음에는 나 때문에 제자들이 고생하는 게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한사코 만류했었는데 때마침 학과 개설 10주년을 기념한 행사를 하고 싶어 하기에 그러라고 했어요.” 한 교수는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
그 역시 제자들에게 선물을 준비했다. 한 교수가 1970년대부터 신문과 잡지 등에 기고한 글을 모은 칼럼집 ?세상 물고 나는 작은 새?를 나눠준 것이다. 한 교수는 “제자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술도 한 잔 사고 싶다”며 웃었다.
한 교수는 1983년 배재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부임한 뒤 교무처장, 도서관장,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1997년 공연영상학부 설립을 주도해 10년 동안 제자를 길렀다.
정년퇴임을 맞는 소회는 그래서 남다르다. 그는 올해 초 서울에서 안성 전원주택으로 이사했다. “교단을 떠나니 제한된 공간과 시간을 벗어나 학생들과 폭넓게 얘기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학교를 떠나도 제자들과 계속 대화하고자 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한 교수는 “학생들에게 ‘찾아오고 싶으면 언제든 오라’고 했다”며 “앞으로 쓰고 싶은 글을 쓰면서 생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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