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1:25 (금)
[신간 돋보기] '세기의 갈림길에서'(김일평 지음, 교수신문 刊)
[신간 돋보기] '세기의 갈림길에서'(김일평 지음, 교수신문 刊)
  • 강연희 기자
  • 승인 2001.11.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1-11-14 09:58:18
『세기의 갈림길에서』(김일평 지음, 교수신문 刊)

"21세기에는 세계화의 파도를 타고 세계공동체가 이루어질 것이다. 뉴밀레니엄 시대의 정보사회로 변화되는 것을 대비하여 세계 속의 한민족은 무엇을,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빅한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국제정치를 강의해온 노 정치학자 김일평 코네티컷대 교수가 던진 화두다. 그가 정치에세이집 '세기의 갈림길에서'를 들고 국내 학자들을 비롯 독자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어 화제다.

'세기의 갈림길에서'는 1990년대 미주판 일간신문과 월간지 등에 기고한 저자의 칼럼과 논문, 강연록 등을 수록한 것으로, 21세기의 남북한 관계와 동아시아의 정치적 질서에 관한 해박하고 명증한 이해를 도와주는 길라잡이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남북관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지를 설명한 대목에 이르면 누구보다도 미국 사정에 눈밝은 저자의 통찰력있는 시각에 공감하게 된다. "북한은 미국의 국내정치를 직시하고 미국의 대북한 정책이 강경보수파가 주장하는 강경노선으로 선회되지 않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체제의 붕괴는 불가피하다." 섬뜩한 저자의 주장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눈치채기란 어렵지 않다. 현실정치의 맥을 읽고 있다는 뜻.

최영진 중앙대 교수(정치학)는 "제1세대 해외유학 정치학자로서 중국 정치에 관한 체계적인 분석을 비롯, 남북관계와 동아시아 정세에 관한 이론화 작업을 통해 국제정치의 한국화에 기여한 학자가 바로 김일평 교수"라고 평가하며 "재미학자로서 국제정세만이 아니라 한국사회 밖에 있는 학자로서 한국의 세계화 문제와 한민족 공동체 발전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와 성찰을 제시하고 있다"고 '세기의 갈림길에서'의 의미를 찾았다.

"해외 한민족은 곧 '해외 민족 자본'이다. 이제는 흩어져 사는 한민족끼리의 교류와 협력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세계 각지에 흩어진 한민족끼리 협력하면 협력하는 만큼 이익을 얻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라는 저자의 목소리에서 노정치학자의 고뇌의 흔적뿐만 아니라 지혜의 모색도 함께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강연희 기자 allesk@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