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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의 목격·물질마이닝의 시대선언…‘물리학의 향연’
블랙홀의 목격·물질마이닝의 시대선언…‘물리학의 향연’
  • 교수신문
  • 승인 2007.08.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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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차 아시아태평양 물리학 학술대회(APPC10) 참관기

제10회 아태물리학회(APPC10)는 포항공대 포스코국제관에서 아태를 포함한 세계 20여 개국 7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APPC는 3년마다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물리학회로 아태물리학연합회(AAPPS, Association of Asia Pacific Physical Societies)의 정기총회 성격을 갖는다.
1980년대 초에는 대부분의 학술활동이 미주 지역과 유럽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학술성과를 공유하는 마당으로 이 지역 국제학회 창설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1983년에 제1회 APPC가 싱가포르에서 개최되었고, 3년 뒤 제2회 APPC가 방콕에서 개최되며 현재의 포맷이 구축되었다. APPC는 C. N. Yang 교수 등 아시아 지역 출신 노벨물리학 수상자가 적극적으로 후원하면서 아태 지역에서 가장 큰 학술대회로 정착되었다. 국내에서는 연세대가 1990년 안세희 교수가 조직위원장으로서 4차 APPC를 개최한 바 있다.
제10회 APPC에서는 세계 20개국의 물리학자들이 630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전년대회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논문 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물리 및 과학기술의 발전속도를 잘 보여준다.
오전에는 각 분야 전문가를 초청하여 총회 발표를, 오후에는 11개 전공분야에서 6개의 동시 세션을 통해 35개 분과 발표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학술행사뿐 아니라 특별행사로 여성물리학 포럼(Women in Physics), 물리교육 및 국제협력 포럼(International Cooperation Forum)을 운영하였다. 또한 APPC10을 앞두고 세계적 석학인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 김영기 부소장이 “소립자와 우주와의 만남”에 대한 대중강연을 하였다.
이번 대회의 발표 중 교토대학의 미네시게(Mineshige) 교수가 블랙홀 주변의 물질이 빨려들어 가면서 방출하는 복사선을 설명해 청중의 관심을 끌었다. 일반적으로 블랙홀은 모든 물질을 빨아들이기 때문에 직접 볼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블랙홀 주변에는 고리처럼 분포되어 있는 물질(유입원반)이 존재한다. 이 물질이 블랙홀에 빨려들어 갈 때 방출되는 복사선 중 엑스선을 연구하면 블랙홀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감마선 폭발 등 천체 현상을 설명하는데 블랙홀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미국 럿거스대학과 포스텍의 정상욱 석좌교수는 물질에 대한 이해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존재하는 물질의 성질보다도 원하는 성질을 갖는 물질을 합성하는 물질 마이닝(materials mining, -데이터 마이닝에 대비하여서-) 시대가 왔음을 천명하였다. 그 예로서 최근에 만들어진 칼슘-코발트-망간 산화물의 물질적 특성을 발표하였다. 현대 디지털 문명은 전자의 전하를 활용한 전자공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런데 전자는 전하뿐만 아니라 스핀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자의 스핀 성질을 이용하려는 연구(spintronics)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 분야 대가인 도호쿠대학의 오노 교수 등을 초청하여 최근 연구발전에 대하여 토론을 하였다. 도쿄과학대학의 다카야나기 교수는 양자상태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이는 가까운 장래에 양자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한국은 APPC를 두 번째로 유치하였고 이번에 필자 중 김승환 교수가 아태물리학연합회 부회장에 피선되는 등 아태물리학계의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이전 대회에 비해 발표논문수와 참가자 수가 두 배 이상 늘고 학술발표의 질적 수준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이 대회에 맞추어 포스텍에 최신 포스코국제관이 새로 준공되어, 대회의 포항유치와 성공적 개최에 큰 힘이 되었다.
2010년 차기대회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기로 결정되어, 향후 대회의 규모와 질적 수준의 제고와 함께 아태지역의 물리학 발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글은 지난 22일부터 열린 APPC대회를 운영·참관한 김승환 포스텍, 김두철 서울대, 김상표 군산대 교수께서 써 보내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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