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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자율성 침해없이 정부지원 늘려야”
“대학 자율성 침해없이 정부지원 늘려야”
  • 김유정 기자
  • 승인 2007.07.0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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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 인도·스위스·싱가포르 대학총장 ‘재정지원’ 주제발표

해외 대학 역시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적인 투자방식 도입, 기부금 활성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학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서 대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도 국내 대학총장들과 같다.
대교협이 주최한 세미나 첫날 인도, 스위스, 싱가포르 등에서 참석한 대학총장들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은 생각을 밝혔다. 
아쇼크 미스라(Ashok Misra) 인도 국립공과대(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 Bombay, IIT) 총장은 ‘대학의 발전과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정부 지원 전략’ 기조강연에서 “정부가 대학의 동기부여 차원에서 매칭펀드를 제공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스라 총장은 “IIT도 정부 지원을 받지만 충분히 자립할 수 있으려면 기금을 전문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며 “특히 동문으로부터 정기적으로 기부금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미스라 총장에 따르면 인도엔 3백35개 대학이 있지만 재정난을 호소하는 곳이 많다. 인도가 IT산업을 비롯해 과학기술 육성정책을 대대적으로 펼치면서 세계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인도로 모여들지만 적절한 수준의 공과대학이 부족한 현실이다.
미스라 총장은 “인도 공과대학들은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구 분야에서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교과과정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세미나 첫날 ‘대학발전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원’을 주제로 열린 분과회의 모습. 왼쪽부터 콘래드 오스터밸더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 전 총장, 사회를 맡은 허운나 한국정보통신대 총장, 탄응체 싱가포르 국립대 부총장, 아쇼크 미스라 인도 국립공과대 총장.

“재단지원금 융통성 있게 운영돼야”
콘래드 오스터밸더(Konrad Osterwalder)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Zurich) 전 총장은 스위스 국립과학재단, 유럽 프레임워크 프로그램(European Framework Program) 등 재단 지원금을 얻기 위해 경쟁하는 스위스 대학 상황을 소개했다. 
오스터밸더 전 총장은 그러나 “혁신적인 교수법 개발 프로젝트 등 특별 프로젝트에만 자금이 몰려 대학이 여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궁극적으로 대학 자율권이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연구기금은 대학이 융통성 있게 운영하고 문화적, 역사적으로 중요한 프로젝트에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정부 홀로 대학 지원금을 감당하지 못 하는 상황”이라고 오스터밸더 전 총장은 진단하며 “대학의 재정독립이 필요하다. 이때 정치적 영향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정부 간섭 없이 자율적 운영”
지난해 대학의 기업화를 허용하는 국가 정책에 따라 대학을 하나의 비영리기관처럼 운영하는 싱가포르 국립대 사례가 발표되자 참석자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탄응체(Tan Eng chye) 싱가포르 국립대 부총장은 “대학은 기업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자원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예산을 받을 때 뒤따르던 의무조항도 없어졌다고 한다. 탄 부총장은 “기존에는 활동에 제재를 가하는 가이드라인이 내려왔지만 이제는 대학총장에게 예산을 활용할 권한이 있다”며 “교육부와 총장 사이에 합의하는 내용은 정책 관련 사항과 평가 관련 사항 두 가지”라고 전했다.
“대학의 기업화를 통해 현재의 자금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며 “과거엔 정부에서 이사회 구성원을 선출했지만 이제 자체적으로 이사회 구성원을 선정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발표자들은 유능한 교수 영입이 대학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스라 총장은 “대학의 핵심이자 꽃인 교수에게 스스로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고 제안했고 탄 부총장은 “다양성과 경쟁,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외국인 교수와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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