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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 테러 위협 심각…해외 이주 러시
교수들 테러 위협 심각…해외 이주 러시
  • 박상주 기자
  • 승인 2007.06.18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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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학가]붕괴 위기에 놓인 이라크 대학가

전후 이라크 대학들이 붕괴일로에 놓여있다.
미국 고등교육지 <크로니클> 5월 18일자는 이라크 고등교육을 특집기사로 다루면서 “수백 명의 교수와 학생들이 죽거나 납치당했고, 학교를 버리지 않고 남은 사람들은 매일 폭력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로니클>은 사드 자와드 바그다드대 교수(정치학)의 사례를 들었다. 자와드 교수는 자신의 강의가 3분의 1도 차지 않았고, 그나마 학생들이 보일 때까지 몇 시간이나 기다린다고 했다.
그나마 다음 만날 시간도 모른다고 했다. 자와드 교수는 “거의 매일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연구하고 전화로 학생들과 대화한다”면서 “수천의 교육기관이 철수했으며 수업은 빈번히 취소된다. 학생들은 습격에 대한 두려움으로 결석하고 연구는 답보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자와드 교수는 지난달 절친했던 알남레인 의과대학의 한 교수가 대학 몇 킬로미터 부근에서 5발의 총알을 머리와 목에 맞고 죽은 것을 목격했다.
또 몇 주 전에는 그가 다니는 대학의 학장이 2달간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와드 교수 연구실 문에는 살해위협적인 문구가 적혀있고 우편함에는 총알이 들어있었다. 대학은 공격위험을 줄이기 위해 연구자들을 일주일에 두 번만 나오라고 말했다.
2003년부터 1년간 이라크 고등교육부의 선임고문으로 근무한 존 애그래스토는 “대학교수들은 일반 대중보다 비종교적이고 열린 사고를 가져 종교적인 전도 외의 분야에 관심이 많고, 종교보다 학문적 관심을 이유로 행동하기 때문에 테러의 목표가 된다”고 말했다.
이라크 이주이민국은 2003년 이래로 전체 교수, 의사, 약사, 기술자의 30%가 이라크를 떠났다고 추정하고 있다.
알메드 까말 대학교수연합 회장은 “모든 졸업생들은 위험 때문에 이라크에서 일하고 싶어 하지 않고 해외에 직장을 잡기 위해 나간다.
그래서 현재 교육부는 그들에게 학위를 줄래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용감하게 이라크에 남는 사람들은 위협 때문에 학위를 받지 않고 석박사생으로 남아 학생들을 가르친다.
이라크는 현재 심각한 교수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각 대학들은 강사 풀을 이용하고 있지만, 바그다드 대학은 이번 학기 강사부족으로 1백 개 이상의 강좌가 취소된 상태다.
이라크 교육부는 오직 안전을 이유로, 1천개 대학과 1만 명의 학생들이 선택적으로 대학을 옮길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대학은 10~20%밖에 기능하지 못하고 대학을 그만두는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이 대규모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결과는 4년 전 미군이 바그다드를 넘겨받은 뒤부터 나타났다. 미국 대학의 파견자들은 이라크 대학을 둘러보고 사담 후세인 통치기간동안 세계에서 고립되고 자원이 격감된 이라크 고등교육체계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미국 조언자들은 이라크 지역 대학을 재설립하기 위한 국제기구의 로비를 시작했다. 런던 소재 피난원조 학원 위원회는 “이때부터 이라크에서 당파적 폭력이 급속히 시작됐고 대학은 일찍부터 이들의 목표물 중 하나가 됐다. 2003년 이후 2백50명에서 1천여 명의 교수가 습격당했다고 추정한다. 바그다드 대학에서만 78명의 교수가 살해됐다”고 밝혔다.
뉴욕 국제교육연구소 앨런 골드만 소장은 “테러는 거의 전례가 없는 방식으로 학자들을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매일같이 너무 많은 교수들과 학생들이 살해되거나 납치돼, 이라크에 고등교육체계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박상주 기자 sjpark@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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