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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조사: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전문가 조사: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 배원정 기자
  • 승인 2007.03.26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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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예적인 친밀감 돋보여

광주 철불★★★★★★★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의 얼굴 모습.
철로 만든 불상이 과연 아름다울 수 있을까. 금동으로 만든 불상보다 제작 공정이 훨씬 까다롭고 내구성이 약해 정교성에서 그만큼 뒤떨어진다는 철불.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그러한 의구심을 한 번에 떨쳐버릴 수 있도록 완벽한 주조(鑄造)를 선보인 광주 철불을 한국 최고의 철조각으로 선정하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동양조각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불리우는 광주 철불에 이어 한국 최고의 철조각으로 전문가들은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을 추천했다. 광주 철불이 잘생긴 불상의 그것이라면,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은 지역적 특색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보림사 철불 왼팔 뒷면에 기록되어 있는 명문을 살펴보면, 헌안왕 때 김수종이 왕의 허락을 받아 시주해 불상을 만들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신라 말 국가적으로 불상 조성이 엄격히 제한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방 유지가 사재를 들여 불상을 조성했다는 佛心이 놀라울 따름이다.

당시 전국적으로 불상 조성이 얼마나 유행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인지 보림사 불상은 이제까지 살펴봤던 균형 있는 조형감과 근엄한 불상美를 선보였던 다른 불상들과는 차이가 있다. 편평한 콧잔등과 고드름처럼 늘어진 귀, 좁은 어깨와 밋밋한 가슴, 느슨한 의습선의 표현 등이 그 이유다.

전반적으로 이전 신라 불상들에서 느껴졌던 탄력성과 긴장감은 사라지고, 다소 이완되고 추상화된 경향을 보인다. 佛身의 장대한 표현과 이상적인 조형 감각은 사라지고, 대중의 정서에 부합된 민예적 친밀감을 한층 부각시킨 작품이다.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의 모습.

이 작품은 헌안왕 3년(859)에 조성됐다는 절대연대가 확실한 작품으로 불상편년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현재 臺座와 광배는 사라지고 佛身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후 크게 유행하는 비로자나불상의 시조격이 되는 작품으로 9세기 후반 철불 유형의 선구작이자, 색다른  불상美를 선사한 걸작이다.     

>>추천해주신 분들: 강희정 한국예술종합학교, 곽동석 국립청주박물관, 배진달 용인대, 이주형 서울대, 임남수 영남대, 임영애 경주대, 정은우 동아대, 최성은 덕성여대 이상 총 8명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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