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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에서 복원한 ‘우리’과학자들의 초상
역사속에서 복원한 ‘우리’과학자들의 초상
  • 안길찬 기자
  • 승인 2001.09.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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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9-25 14:45:40
IT·BT·NT 등 국가정책은 첨단과학기술에 국운을 걸다시피 하고 있지만, 정작 오늘의 첨단과학을 일군 한국의 근·현대 과학자를 기억하는 이들은 드물다. 서구 과학자라면 뉴튼, 아인슈타인, 다윈 등 술술 흘러나오지만 한국의 과학자라면 막상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한국 근·현대 과학의 역사를 제대로 복원하기 위해 김근배 전북대 교수(과학학과)가 근·현대 과학기술자 탐구작업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13일, 서울대 과학문화연구센터 설립기념 ‘과학문화강연회’에서 역사속에 묻혀 있던 ‘근·현대 과학기술자 100인’ 을 선정·발표했다.

김 교수가 이날 역사속에서 호명한 과학자는 1880년부터 1970년까지 한국 근·현대 과학발전의 태동과 성장과정에서 기여·활약한 인물들이다. 그간 근·현대 과학사에 대한 연구가 부진해 어떤 과학자가 활약했는지 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이 과학계의 현실임을 직시할 때, 김 교수의 이번 연구작업은 큰 성과로 받아들여진다. 그가 선정·발표한 과학자는 최초의 대학 졸업자 ‘변수’, 최초의 이학박사 ‘최황’, 최초의 여성과학자 ‘김삼순’, 최초의 비행사 ‘안창남’을 비롯해 모두 1백명.

김 교수는 “과학기술에 대한 시각과 관점이 서구에 크게 기울어져 ‘우리’ 과학기술자에 대해 제대로 조명하지 못했지만, 한국에도 과학기술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한 과학기술자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의 과학기술자는 서구의 과학기술자와 근본적으로 다른 사회적 역할을 요구받았다”며 “그들은 과학기술의 수용과 대중 과학계몽과 교육, 과학산업 개척, 과학정책의 추진에 이르기까지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과학기술자를 선구자, 계몽가, 교육자, 연구자, 산업가, 정책가로 구분해 선정했다. 선구자로는 종두법의 ‘지석영’, 최초의 여성 박사 ‘송복신’ 등 15명을, 계몽가로 한의학 부흥운동을 주도한 ‘조헌영’, ‘조선과학사’를 저술한 ‘홍이섭’ 등 13명을, 교육자로 일제시대 연희전문 교수를 지낸 ‘이춘호’, 숭실전문 교장을 지낸 ‘정두현’ 등 28명을 선정했다.

또한 연구자로 이-아이링 이론을 주창한 ‘이태규’, 비날론을 발견한 ‘이승기’, 노벨상 후보에 오른 ‘이휘소‘ 등 19명을, 산업가로 최규익, 이강현 등 13명을, 정책가로 문교부 장관을 지낸 바 있는 최규남, 민관식 등 12명을 선정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과학아카이브 사업 차원에서 선정된 인물들과 관련된 자료를 보강해 갈 계획이다. 안길찬 기자 chan121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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