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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듯 방치했던 고민들 차분히 짚어 볼 것”
“쫓기듯 방치했던 고민들 차분히 짚어 볼 것”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6.12.26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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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 한국학술협의회, ‘지식의 지평’ 창간호 발간

학제간 소통을 추구하는 학술종합잡지 ‘지식의 지평’(知平)이 새로 나왔다.
기초학문분야의 연구를 지원하는 한국학술협의회(이사장 김용준·사진)가 1년 6개월여의 준비 작업을 거쳐 ‘지식의 지평’(이하 지평) 창간호를 내놨다.

최근 발간된 이 학술잡지는 올해 봄·가을호에 이어 2008년부터는 계간지로 전환해 발간할 목표도 세웠다. 대우재단의 지원으로 발간되는 이 책은 지원기관의 성격답게 ‘순수한’ 학문 세계를 진지하게 짚어 볼 요량이다.

초대 편집주간을 맡은 박은진 서원대 교수(과학철학)는 “궁극적으로 대학 본연의 모습과 학문을 추구하는 데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편집방향을 밝혔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경쟁에 내몰려 소홀하게 다뤄왔던 문제들을 제대로 짚어 보겠다는 것이다.

박 편집주간은 “교수들이 놓치지 않고 추구해야 할 문제들을 무게 있게 보여주고 싶다”면서 “진지한 학문 내용이 될 수밖에 없을 텐데, 특정 분야를 다루더라도 다른 분야의 교수들도 이해를 높이고,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을 다루고 싶다”고 전했다.

‘지평’은 학제간 융화를 꿈꾼다.
편집인을 맡은 김용준 한국학술협의회 이사장은 “학문의 세분화에 따르는 학제간 간격을 메우면서도 창의적이고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는 글들을 담자”고 발간사를 통해 밝혔다.

박 편집주간은 “자연과학에 대한 논의가 전문성의 틀을 벗어나는 순간 일방적으로 왜곡되는 위험도 있다”면서 “다른 분야의 교수들에게도 정확한 정보를 주어서 다양한 분야의 교수들이 함께 볼 수 있고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지평’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은 한국학술협의회가 자리를 마련해 한 달에 한 두 번씩 자유주제를 갖고 운영해 오던 간담회에서 오고 간 학문에 대한 진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박 편집주간은 “좀 느리더라도 깊이 있게 짚어 볼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발언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해 당장 무엇이 바뀌기를 바라지 않고,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창간호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우선, 우리 학문의 현실부터 점검했다. ‘우리 학문, 어디에 서 있는가?’라는 기획특집을 마련, 인문학과 법학, 사회과학, 기초과학, 공학 등의 현황과 과제를 짚었고, 권두 논문으로 김용구 한림대 한림과학원 원장이 쓴 ‘동과 서의 갈등-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를 실었다. 또, 국·내외 학자들 간의 의견 교환을 담을 ‘知平 대담’에 ‘아시아의 주체성과 문화의 혼성화’라는 주제로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와 리처드 로티 스탠퍼드대 비교문학 석좌교수의 지면 대담을 실었다.

‘지평’은 우리사회에서 거론되고 있거나 또 앞으로 논의되어야 할 다양한 주제들을 폭넓게 소개할 ‘知平 스펙트럼’과 첨단과 소통이라는 키워드로 한 분야의 전문가를 통해 최신 연구 동향 소개나 과거에 묻혀 잊혀진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知平 프론티어’, 지식과 학문의 역사에서 기념할 만한 사건과 인물을 찾아 되새기는 ‘知平 메모랜던’ 등의 고정란을 두고, 독자들을 찾아간다.

편집위원으로 김광억(서울대 인류학과), 김두철(서울대 물리학과), 김혜숙(이화여대 철학과), 이태수(서울대 철학과), 정운찬(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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