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9:30 (토)
학점·어학성적·자격증·사회봉사 ‘한 눈에’ 파악
학점·어학성적·자격증·사회봉사 ‘한 눈에’ 파악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6.11.20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제]제주대 '학생경력관리 프로그램'

제주대 직업능력개발원(원장 김희철·무역학과)이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 ‘학생경력관리 프로그램’이 지난 11월 7일 충남대에서 열린 교육인적자원부 주최 제1회 국립대학 혁신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번 경진대회는 특성화 전략에 따른 지속적인 변화·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대학의 내부 운영시스템 혁신에 초점을 뒀다.
제주대 ‘학생경력관리 프로그램’은 그동안 소홀하게 인식해 왔던 학생 취업지원 문제를 대학과 교수, 직원들이 새롭게 바꿔보자는 인식 전환에서 생겨났다. 사립대에 비해 비교적 느긋했던 국립대의 학생 취업지원 문제를 혁신의 대상으로 삼아 행정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된 배경이기도 했다.
<편집자>

재학생들의 토익점수 하나를 파악하려면, 학생처나 교무처에서 단과대학으로 공문을 보내고 다시 학과로 공문을 내려 학과 조교가 일일이 학생들을 찾아 다녔다. 대학본부로 다시 보고하는데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이런 풍경은 이제 제주대에서는 찾아 볼 수 없을 것 같다. 토익점수 뿐 아니라 학업 성적, 취득 자격증, 사회봉사 실적과 해외 연수·인턴십 경험 등을 컴퓨터에서 한 눈에 찾아 보고, 통계 처리와 분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만큼 행정 효율성이 높아졌다.

제주대 학생경력관리 프로그램은 학생이 입학에서 졸업까지 모든 경력 사항인 학업 성적, 외국어능력, 전공 자격증, 정보화 능력, 봉사활동, 해외 연수, 인턴십, 지도교수 면담실적, 수상실적 등을 점수화해 학교에서 인증해 주는 제도다. 학생이 직접 경력 내용을 입력하면 학교는 각 경력 내용별로 인증여부를 표시해 준다.

학생들의 경력 점수는 1천 점 만점으로 계량화 돼있고, 학업 성적(4백 점)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별 점수는 계열별, 학과별 특성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예를 들면, 영어영문학과의 경우 외국어 능력이 3백50점으로 가장 높고, 전공 자격증(80점), 수상실적(50점)과 사회봉사 실적(50점)이 많은 점수를 차지한다. 사범대학의 국어교육과는 중등학교 2급 정교사 자격증 등 전공 자격증 점수가 2백점으로 가장 높고, 외국어능력(1백50점)과 인턴십(1백점), 정보화능력(50점)순으로 항목별 목표 점수가 제시돼 있다.

전공 자격증 취득시에는 자격증 종류에 따라 배점 기준이 다르다. 사회봉사 실적도 봉사시간에 따라 점수가 부여되고, 정보화능력도 종류와 취득 개수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지도교수 면담 실적이나 해외 연수 실적도 횟수와 연수 일수에 따라 배점이 다르다. 

김희철 제주대 직업능력개발원장(무역학과)은 “저학년때부터 진로 목표 설정과 취업지도를 해야 하고, 학생들이 전공 외에 다양한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지도·관리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프로그램을 설계했다”라고 말했다.

학생경력관리 프로그램에 담긴 정보는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다.
학생들은 학과별로 세분화된 구체적인 배점 기준에 따라 스스로 진로 및 취업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항목별로 취득한 점수가 누적돼 8백점을 넘으면 총장으로부터 ‘우수학생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어 대학 생활 동안 성취감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기업체에 온라인 지원도 가능하다.

기업체는 학생정보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기업체도 이 프로그램에 회원으로 가입해 원하는 자격 요건을 갖춘 학생을 바로 찾아 낼 수 있고, 직접 온라인으로 스카우트 제의도 가능하다. 온라인으로 직접 채용공고도 등록할 수 있다.

대학의 활용방안은 더 다양하다. 외국어 성적 및 자격증 취득현황 파악뿐 아니라 진로·취업면담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취업이나 아르바이트 추천, 장학생 선발, 해외 인턴십 대상 학생 선발, 학과 평가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학생경력관리 프로그램은 올해 초에 개발돼 학과별 의견수렴을 거쳐 9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그동안 기업체의 온라인 스카우트 제안은 30여건, 학생이 직접 온라인으로 기업체에 지원한 경우는 40여건이다.

현재 제주대 학생 4천3백여명이 취업종합정보시스템에 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올해까지 재학생 전원이 회원으로 가입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제주도 내외의 우수기업을 회원으로 확보해 취업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다. 운영 성과에 따라 이 프로그램을 다른 대학에도 무료로 제공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