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7:25 (토)
용을 낚는 사람들
용을 낚는 사람들
  • 김재호
  • 승인 2024.03.27 0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태일 지음 | 소명출판 | 509쪽

박태일 시인의 첫 시선집인 『용을 낚는 사람들』은 1980년부터 2023년까지 발표한 시 중에서 210편을 엄선하여 수록한 시집이다. 이 시집은 시인의 40여 년에 걸친 시적 여정을 담고 있으며, 우리말의 결과 가락을 잘 살려 쓴 시인으로 알려진 박태일의 시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 시집은 생활세계의 구체적인 경험 현실에 뿌리내린 채 삶과 죽음, 개인과 역사, 서정과 서사 사이의 떨어진 거리를 때로는 팽팽하게 때로는 거칠게 품어 안고 뒹군 언어적 고투와 방법적 탐색이 유려하다. 토박이말을 바탕으로 절제와 율격을 교차하며 풍경과 마음의 기미를 재구성하는 형식의 창조는 시인이 나타내려는 정신의 지향과 부합한다.

시인은 이 시집에서 대중적 대언어에 기생하는 작품이 시의 취향을 휩쓸고 있는 오늘날, 우리 시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시인이 오랜 세월 편편이 솟구쳐 올린 창조적 역동은 우리 시문학사회 전통에 든든한 지남반으로 거듭날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