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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신동부터 ‘3대 24학번’까지…인생 2모작 전문대 신입생 사연 ‘눈길’
재즈 신동부터 ‘3대 24학번’까지…인생 2모작 전문대 신입생 사연 ‘눈길’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4.03.26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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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재즈 꿈나무 곽다경 양, 서울예대 입학 “재즈 대가될 것”
직장인에서 ‘유턴 입학자’로…반려동물과 ‘제2의 삶’ 신수정 씨
주부 직장인에서 사서 꿈꾸는 이수연 씨 “슬기롭고 행복한 노년”
3대가 24학번으로 입학…전화자 씨 “시작하면 뭐든 할 수 있다”
(왼쪽부터) 올해 서울예술대 실용음악전공으로 입학한 곽다경 양(15)과 부산여대 동물보건과에 입학한 신수정 씨(34). 사진 =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왼쪽부터) 올해 서울예술대 실용음악전공으로 입학한 곽다경 양(15)과 부산여대 동물보건과에 입학한 신수정 씨(34). 사진 =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올해 전문대학에 입학해 자신만의 진로 찾기에 나선 이색 입학생들의 ‘인생 이모작’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26일 고등직업교육기관 전문대학에 입학한 다양한 신입생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서울예술대 실용음악전공으로 입학한 곽다경 양(15)은 재즈의 신동을 넘어 재즈의 대가를 꿈꾼다. 곽 양은 4세 때 SBS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했으며, 제12회 한국음악대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하는 등 다양한 재즈 페스티벌과 공연에서 실력을 선보였다.

곽 양은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마친 후 약 85:1(84.7: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예대에 입학했다. 곽 양은 “연습할 때보다 연습을 마치고 무대에 올랐을 때 더 큰 희열을 느낀다”며 “K-컬쳐의 산실인 서울예대에서 열심히 연습해 10년 뒤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동하는 재즈 분야의 대가로 성장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신수정 씨(34)는 일반대학 공과계열을 졸업한 직장인이었으나 최근 부산여대 동물보건과에 입학한 ‘유턴 입학자’다. 신 씨는 유기견 봉사활동 참여를 통해 새로운 적성을 찾고 전문지식을 배우고자 입학했다. 신 씨처럼 4년제 일반대학을 중퇴 또는 졸업한 후 전문대학에 입학하는 ‘유턴 입학자’의 수는 2018년 1537명에서 지난해 1706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신 씨는 “아직 학교생활 기간이 길지는 않지만 학과에 대한 대학 구성원들의 자부심이 느껴지고 자격증 시험 및 취업 문제에도 학과가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 같다. 100세 시대에 맞게 나만의 일을 하기를 바라고, 반려동물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목표”라며 “졸업 후 동물보건사 자격증을 취득해 동물보호소, 구조센터, 동물재활센터 등에서 몸과 마음이 아픈 동물들을 돌보며 일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한림성신대에 3대가 24학번으로 함께 입학한 딸 조미연(40) 씨, 어머니 전화자(63) 씨와 손녀 정원민(19) 씨. 사진 =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왼쪽부터) 한림성심대에 3대가 24학번으로 함께 입학한 딸 조미연(40) 씨, 어머니 전화자(63) 씨와 손녀 정원민(19) 씨. 사진 =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이수연(53세) 씨는 평소 책을 좋아하는 직장생활을 하는 주부에서 행복한 노년을 준비하고자 부산여대 문헌정보과에 입학했다. 이 씨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행복한 노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입학에 마음을 먹었다”며 “준사서 자격증을 취득한 후 평생교육사 자격증까지 도전해 공공도서관이나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하면서 많은 책을 소개하고 알려주는 사서로 일하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라 말했다. 

한림성심대에는 3대가 다 함께 24학번으로 입학하는 사례도 있다. 전화자(63) 씨는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면서 전문 기술을 습득하고자 한림성심대 ACE인재융합부에 입학했다. 딸 조미연(40) 씨도 “중단된 학업을 아쉬워하던 중 어머니의 도전에 감명받아 함께 지원하기로 결심했다”라고 전했다. 손녀 정원민(19) 씨는 “가족과 함께 한 대학을 다니면서 소통할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동기 가족이 있어 대학 생활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전 씨는 “전문대학은 빠른 기간 내 특성화된 전공을 선택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며 “일단 시작하면 뭐든 할 수 있다.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면 늦었다고 생각 말고 도전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올해 이색 입학생의 사례처럼 전문대학에는 평생교육 차원에서 나이에 상관없이 제2의 인생 도전을 하고, 또 본인이 원하는 전공을 찾아 유턴 입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전문대학은 인생 이모작 차원의 평생교육을 학습하기 위해 진학하는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남 회장은 “요즘 고등교육 학습자들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원하는 직업이나 취업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전문대학의 특성화 전공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가족 구성원들이 실용적인 전공을 가진 전문대학에 함께 진학했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전문대학 구성원들은 올해 입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전문직업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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