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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밖의 세계
나와 내 밖의 세계
  • 김재호
  • 승인 2024.03.25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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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강 지음 | 눌민 | 228쪽

자유롭고 평등한 인간들의 사회를 구성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나와 내 밖의 세계』는 동양 고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해온 동양철학자 고은강의 신작이다. 저자는 전작 『선진철학에서 개인주의의 재구성』(2020, 눌민 출간)에서 합리적이며 개인주의적인 서양과 정서적이고 관계 중심적인(공동체주의적인) 동양이라는 오리엔탈리즘적 시각을 탈피하고, 선진 시대의 다양한 사상가들의 문헌에서 발견되는 개인, 개인성, 개인주의에 주목하여 “자유롭고 평등하며 서로 연대하는 개인”은 근대 서구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보편적 정의라고 밝힌 바 있다. 전작에서 동양철학에서 개인과 개인주의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면 이 책에선 “코기토”로 표현되는 “나”와 타인, “나”와 사회, “나”와 사회 제도에 대해 탐구하며 육체적, 정신적 불평등을 넘어 자유롭고 평등한 인간들의 사회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저자는 먼저 독립적이고 자족적인 삶이 가능한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헨리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Walden)』과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Robinson Crusoe)』의 주인공들의 삶을 예시로 든다. 두 주인공 모두 타인의 도움 없이 독립적이고 자족적인 고립 생활을 영위하는 듯하지만 실은 이웃의 도움과 조언이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인간이 독립적인 개인(individual) 또는 사회적 역할(person), 이 둘 중의 하나로만 정의되지 않고 그 둘 사이에서 공존해왔으며, 『월든』과 『로빈슨 크루소』의 주인공들 또한 (최소한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족적이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전략을 보인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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