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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적 정의
초월적 정의
  • 김재호
  • 승인 2024.03.1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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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프리드리히 지음 | 이국운 옮김 | 책세상 | 244쪽

법철학과 정치사상의 두 영역에서 일가를 이룬 당대 미국의 대표적인 헌법정치학자인 칼 프리드리히의 저작이다. 그는 개인의 자율성,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서구의 정통적인 정치 노선을 ’헌정주의‘로 정리한 이론가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정치적 재건 과정에서 핵심적인 조언자로 활약하는 등 몸소 헌정주의의 실현을 추구한 실천가기도 했다.

프리드리히는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초월적 정의』를 통해 서구의 정치사상사에서 초월적 정의가 끈질기게 추구되었음을 선명하게 주장한다.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로마의 키케로와 같은 스토아 철학자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 이러한 흐름은 결정적으로 기독교 정치사상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개인의 자율성과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서구적 헌정주의의 두 축은 세계의 창조와 구속과 완성을 주관하는 신에 대한 신앙을 전제로 자유 속에서 정의의 초월적 근거를 추구하는 방식으로만 정당화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어서 성 아우구스티누스부터 이마누엘 칸트까지 초월적 정의의 헌법이론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애쓴 정치사상가들을 기독교적 헌정주의의 계보를 따라 추적한다. 역자는 해제를 통해 쉽지 않은 저작의 핵심 내용을 명료하게 정리하고, 이 책의 한계와 의의를 아울러 보여준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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