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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부터 도덕까지…방대한 지적 프로젝트 구축
경제학부터 도덕까지…방대한 지적 프로젝트 구축
  • 이성규
  • 승인 2024.03.14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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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가 말하다_『애덤 스미스: 경제학의 아버지』 제시 노먼 지음│이성규·임일섭 옮김│640쪽│율곡출판사

근대 상업사회로 문을 연 경제적 근대성
도덕 철학·문화·사회의 선구적 사상 주창

애덤 스미스(1723~1790)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면서도 그에 대한 이해가 가장 적게 된 사상가 중 한 사람이다.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애덤 스미스의 지혜’를 필요로 한다. 제시 노먼(Jesse Norman) 영국 하원의원은 『애덤 스미스: 경제학의 아버지』에서 수많은 신선하고 귀중한 통찰력과 함께 유용하고 명료한 개요를 제시해 준다. 이 책에서 노먼은 애덤 스미스의 생애와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240여 년 전에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에서 제시한 애덤 스미스의 통찰력이 현대 세계의 가장 어려운 사회적·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왜 그리고 어떻게 유용한지를 명쾌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애덤 스미스는 ‘근대 경제학의 아버지’이자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애덤 스미스가 실제로 무엇을 생각했는지 그리고 그의 생각(사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치열한 논쟁의 주제이자 대상이다. 애덤 스미스는 자본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웅변적으로 옹호한 사람이었는가? 아니면 시장 근본주의의 주창자이자 불평등과 인간의 이기심을 옹호한 사람이었는가? 아니면 이러한 이미지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영국의 정치 철학자이기도 한 제시 노먼은 ‘애덤 스미스의 경제학’뿐만 아니라, 인간 과학·도덕 철학·문화·사회학 등에 이르는 그의 ‘방대한 지적 프로젝트’를 총체적으로 제시해 주었다. 이를 위해 노먼은 첫째 애덤 스미스의 생각을 둘러싸고 생겨난 여러 미신을 타파하고, 둘째 그의 생애 이야기(서사)를 간결하고 흥미진진하게 기술하고, 셋째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을 훨씬 넘어 그의 생각과 연구 전체를 고찰하고, 넷째 지난 2세기 동안 인류에 끼친 그의 영향력을 심도 있게 추적했다. 

그 결과 이 책이 보여주는 진정한 애덤 스미스는 ‘경제학의 아버지’일 뿐만 아니라, ‘도덕 철학·문화·사회의 선구적인 사상가’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애덤 스미스의 심오하고 방대한 사상은 현대 자본주의의 다양한 문제들과 그로부터 찾을 수 있는 기회들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애덤 스미스의 심대한 사상으로부터 현대 자본주의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영국의 철학자·정치인 에드먼드 버크(1729∼1797)가 정당과 대의정체 이론을 통해 인류의 ‘정치적 근대성의 경첩’(중세 봉건사회에서 근대 시민사회로 문을 열어준 사람)인 것처럼,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을 통해 인류의 ‘경제적 근대성의 경첩’(중세 봉건사회에서 근대 상업사회로 문을 열어준 사람)이다. 

그렇다면 진짜 ‘애덤 스미스’는 누구인가? 진짜 애덤 스미스는 경제학의 애덤 스미스뿐만 아니라 역사·철학·정치경제학의 애덤 스미스로 아직도 우리에게 가르쳐 줄 교훈을 무한정으로 가지고 있다. 특히 시장뿐만 아니라 정실 자본주의, 불평등, 우리 삶의 사회적 기반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들에서 애덤 스미스의 생각에서 끌어낼 수 있는 심오한 교훈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애덤 스미스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자본주의와 시장시스템을 방어, 개혁 또는 갱신하려는 시도들에서 가장 유용한 지침이 될 것이다. 불행하게도 오늘날 우리나라를 비롯해 선진국들의 정치가 좌·우파 포퓰리즘 이데올로기에 의해 그 속이 ‘공동화(空洞化)’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그 속(중심)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자본주의 개혁의 역사적 대안이 첫째 ‘무역’보다 ‘전쟁’이 돼서는 안 되며, 둘째 민주주의보다 종교적 독재와 권위주의적 공산주의 및 민족주의가 되어서도 안 되고, 셋째 상업사회의 이익보다 공허한 경제적 물질주의가 돼서도 안 될 것이다. 애덤 스미스의 통찰력은 자본주의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공동화된 중심을 재건하는 데 출발점이 되는 ‘새로운 서사’를 제시해 줄 것이다. 

이 책은 “애덤 스미스가 실제로 무엇을 생각했는지”와 “애덤 스미스가 생각한 것이 왜 여전히 중요한지”를 찾고자 했으며, 이를 통해 애덤 스미스의 ‘생각(사상)과 영향력’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성규
국립안동대 무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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