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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學 지형도가 바뀐다”…규모 경쟁 우려도
“大學 지형도가 바뀐다”…규모 경쟁 우려도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6.11.03 2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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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大, 캠퍼스 신설·이전 추진 봇물

서울·수도권지역 대학의 캠퍼스 신설·이전 추진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지난 1970년대 후반 분교 설립 붐에 이어 최근에는 ‘산·학·연 클러스터’ 개념을 기본 모델로 삼아 첨단 기업과 함께 대학이 한 묶음으로 대규모 신도시 개발 조성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기사 있음>

인천 송도, 파주·의정부 등 경기북부 지역, 충남 행정중심복합도시·아산 등 대규모 신도시 개발지역에 대학 캠퍼스 증설·이전이 봇물 터지듯 추진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국책사업으로 추진되거나 미군 공여지 특별법을 적용받는 지역으로 대규모 택지 개발과 함께 첨단공업단지 조성 등으로 입지여건이 좋아 ‘개발 호재’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지자체가 대학 유치를 성공적인 신도시 개발의 관건으로 여겨 파격적인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 주요 대학의 새 캠퍼스 신설 계획을 보면, 캠퍼스 유형의 변화가 읽힌다. 신입생이나 재학생을 대상으로 통학하지 않고, 1년여 동안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교양교육과 인성교육, 국제화 교육을 할 수 있는 캠퍼스를 지향하고 있다.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가 대표적이다.

연세대 송도국제화복합단지 건설추진단의 이연호 교수(정치외교학과)는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 좋은 인재를 길러보겠다는 고민의 결과인데, 외부에서는 교육프로그램에는 관심이 없고 재원 마련이나 하드웨어 측면만 부각되고 있는 것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충청권에 학부대학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성균관대 관계자는 “기존 캠퍼스의 공간부족문제보다는 신입생 및 재학생의 교양교육, 외국어 교육의 강화를 꾀하고 있다”면서 “기존  공간에서는 국제적인 교양교육 제공이 불가능하거나 적절치 않고,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기도 쉽지 않다”라며 독립적인 학부대학 신설 이유를 밝혔다.

새로 지을 캠퍼스는 이전 ‘분교’와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주요 대학의 움직임은 다른 대학에도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

한편 새 캠퍼스 신설 추진 대학들 가운데 고려대, 연세대, 동국대, 단국대, 성균관대, 중앙대, 홍익대는 지방에 분교를 설치한 대학들로 이에 대해선 외형을 늘려 ‘규모의 경쟁’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많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캠퍼스 확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부지 확보와 건물 신축 등 인프라에만 투자할 경우, 교육프로그램에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심사숙고하지 않은 무분별한 계획으로 덩달아 과열 경쟁으로 치닫는 분위기는 바라직하지 않다”라면서 “중앙정부·지자체의 거창한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이라는 구호에 발 맞춘 규모의 경쟁은 지양돼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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