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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가치
역사의 가치
  • 김재호
  • 승인 2024.02.20 2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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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누스 브레히트켄 지음 | 강민경 옮김 | 시공사 | 376쪽

‘역사, 이거 배워서 어디에다 써?’ 역사 수업을 들어본 이라면 누구든 한 번쯤 해보았을 생각이다. 우주에 로켓을 쏘아 올리고 화성 탐사를 가는 이 시대에, 옛날 옛적의 일들을 꿰고 있는 것이 어쩌면 큰 의미가 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눈부신 기술 발전의 저변에는 우리 국가와 사회가 공통적으로 품고 나아가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규범과 가치가 있다. 보편적 선거권, 시장경제 체제, 법치국가의 원칙, 종교와 언론의 자유 같은 것들이다. 우리는 이런 가치들을 특별히 인식조차 못 할 정도로 당연하게 누리고 있지만, 누구도 이것들이 어떻게 세상에 태어나 지금 우리 손에 쥐여 있는지는 생각해보지 않는다.

인류가 민주화를 이루고 헌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종교의 자유를 인정받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시행착오를 겪고 피를 흘렸는가. 그 노력과 투쟁의 역사를 돌아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세상이라는 앨범의 마지막 사진만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역사를 알고 배운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이 지점, 즉 인류가 걸어온 길을 살피고 그 길에서 무엇을 얻었는지 성찰하며 이를 디딤돌 삼아 앞으로 나아갈 길을 내다보는 데서 태어난다. 《역사의 가치》는 지난 250년, 그중에서도 지난 70년에 해당하는 근현대사에서 인류가 어떤 길을 밟아왔는지를 인간상, 종교, 성별, 정치, 민족, 전쟁, 경제라는 일곱 개 주제로 이야기한다. 현재의 세상이 왜 이러한 모습인지 의문을 품은 사람이라면, 역사 속 지식이 우리 일상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역사의 가치’ 말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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