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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친데
루친데
  • 김재호
  • 승인 2024.02.0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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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슐레겔 지음 | 박상화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34쪽

독일 낭만주의의 대표적 이론가이자 역사가, 철학자인 프리드리히 슐레겔Friedrich Schlegel (1772~1829)이 남긴 유일한 소설 『루친데Lucinde』가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87번으로 출간되었다.

율리우스와 루친데의 사랑을 편지, 대화, 격언, 에세이 등 여러 형식으로 그려낸 『루친데』는 슐레겔이 자신의 낭만주의 이념을 체현한 장편소설이다. 낭만주의 문학은 모든 문학적 갈래를 통합하고, 다양한 구성 요소를 섞어 세계를 시화詩化하는 것인데, 기존의 문학 형식은 이러한 낭만 정신을 수용할 수 없기에 슐레겔은 장르의 한계를 초월한 새로운 문학 형식을 구현해냈다. 또한 당시의 관습에서 벗어나 본능에 충실한 사랑, 관능적인 쾌락을 진정한 사랑의 요소라고 주장하며 사랑과 결혼에 대한 새로운 도덕관을 보여주었다. 이 작품은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파격적이기에 당대에는 많은 비난을 받았으나, 20세기 이후, 아방가르드 · 메타픽션 · 포스트모더니즘 등 현대 문학의 특징을 선취하고 있었다는 점이 밝혀지며 점차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책은 슐레겔의 장편소설 『루친데』와 슐레겔이 사후에 남긴 방대한 양의 미발표 원고 중 이미 발표된 『루친데』에 덧붙이려고 쓴 듯 보이는 단편 다섯 편을 엮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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