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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의 여자-뮤리얼 스파크 중단편선
운전석의 여자-뮤리얼 스파크 중단편선
  • 김재호
  • 승인 2024.01.31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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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리얼 스파크 지음│이연지 옮김│392쪽│문예출판사

여성의 삶에 깃든 서늘한 아이러니에 관하여

《운전석의 여자》는 닮은 소설을 찾기 힘든 기이한 소설이다. 그저 ‘여성이 주인공인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말할 수 있을 뿐, 그 외의 모든 전형성은 비껴간다. 전후 영국의 최고 작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뮤리얼 스파크가 이 소설을 자신의 최고작으로 꼽은 이유는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 어떤 해석도 거부하는, 위태롭지만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의 소유자인 주인공 리제에게서 자본주의와 가부장제를 동시에 감당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여성의 실존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 서사가 특정한 방식으로 정형화되어가는 요즘, 작품이 전하는 긴박감은 더욱 빛을 발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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