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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고 빠르게 도와주는 촉매, 빛으로 탄생했다
정확하고 빠르게 도와주는 촉매, 빛으로 탄생했다
  • 최승우
  • 승인 2024.01.0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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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수 포스텍 교수팀, 다공성 유기층을 나노 입자에 증착한 금속 촉매 개발

연못의 잔잔한 물결이 돌에 닿아 파도가 일어나듯 빛이 금속 입자를 만나면 입자 표면에 작은 물결이 생기는데, 이를 플라즈모닉(plasmonic)1) 현상이라고 한다. 이 물결은 금속 입자를 활성화하고, 화학 반응을 미세하게 제어할 수 있는데, 빛의 마법 같은 이 현상으로 금속 촉매 효율과 선택성을 동시에 높인 연구가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이인수 교수 · Amit Kumar(아밋 쿠마르) 연구교수 · 박사과정 Anubhab Acharya(아눕합 아차르야) 씨 연구팀은 빛으로 다공성 유기층을 금속 촉매에 증착해 효율성과 선택성 모두 높였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에 게재됐다. 

금속 촉매는 화합물 합성과 수소 생산, 연료전지 등 여러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촉매 표면에는 화학 반응이 잘 일어나는 활성 부위가 있는데, 반응 중 생성된 중간체나 부산물이 의도치 않게 이를 막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반응에 참여하는 분자의 흡 · 탈착 조절이 어려워 촉매 활성과 효율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빛’을 이용한 전략을 세웠다. 금속의 전자와 빛의 상호작용인 플라즈모닉 현상을 이용하면 전자 활성도를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먼저 플라즈모닉 특성을 가진 금(Au) 나노 입자 표면의 전자를 빛으로 활성화했다. 그리고, 수 나노미터(nm) 두께를 지니는 팔라듐(Pd) 촉매 박막과 다공성 유기층(이하 pCOL, porous Covalent Organic OverLayer) 박막을 연속적으로 표면에 증착했다. 

연구 이미지. 사진=포스텍

pCOL의 다공성 구조는 촉매 표면에 불순물이 흡착되는 것을 막고, 반응에 필요한 분자들이 쉽게 흡 · 탈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pCOL이 증착된 금속 촉매로 반응 효율과 선택성 모두 높이는 데 성공했으며, 이 촉매는 여러 번 반복해서 사용한 후에도 우수한 성능을 유지했다.  

또, 연구팀은 이 촉매를 활용해 삼중결합이 있는 알킨(alkyne)에 수소를 첨가하는 기존 수소화(hydrogenation) 공정의 한계도 극복했다. 기존에는 반응 선택성을 제어하기 어려워 알킨이 수소와 과도하게 많이 결합했는데, pCOL이 증착된 촉매로 알킨과 결합하는 수소의 양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진 사진(왼쪽부터 아밋 쿠마르·아눕합 아차르야·이인수 교수). 사진=포스텍

이인수 교수는 ”촉매의 효율과 반응 선택성은 서로 상충되는 특성인데, 이번 연구를 통해 이 둘을 동시에 향상시켰다“며, ”금속과 유기물이 결합된 첨단 하이브리드 나노 촉매가 미세 화학 합성과 광(光)촉매, 에너지 저장 등 여러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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