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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의학은 있다
노인을 위한 의학은 있다
  • 김재호
  • 승인 2024.01.03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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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구치 마사야·우에무라 지음 | 타케시·김성혁 옮김 | 252쪽 | 군자출판사

“고령화사회가 되어갈수록 의료, 그리고 의료인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 것이다.”

혹자는 노화 의료 산업의 성장을 기대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혹자는 의료 시장의 블루오션을 찾아 희망찬 꿈을 꾸곤 한다. 그러나 이들의 미래와 꿈 사이에, 진정으로 노화와 죽음에 직면한 이들의 안식을 위한 의료가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환자에게 어떤 약과 수술을 권할지를 궁리하며 의료적 개입에 집중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어떤 경우에는 별다른 관심없이 계속 해왔던 진료 습관을 이어가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노인의학? 고령자진료? 이미 내가 보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 환자분들인데…”

“딱히 별다른 문제도 없었고 가이드라인도 잘 나오는데 바쁜 임상 중에 따로 뭔가를 더 배워야 하나요?”

의료 현장에서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는 한 명의 임상의로서 위와 같은 반응들에 십분 공감하고 이해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해할 수 있어도, 하면 안 되는 그리고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는 법이다.

인지증을 가진 환자를 외래에서 인지증이라 진단하지 않고 넘어가거나 진료 차트에 기재하지 않는 경우가 무려 60%가 넘는다는 고령자진료의 현황 보고. 고령 환자의 현저한 체중감소의 원인이 사실은 항생제, 항히스타민제로 인한 미각 변화 및 구강 건조로 인한 것이었다는 임상보고들. 약물 부작용뿐만 아니라(진단을 놓쳐 적절한 의학적 처지를 받지 못한) 인지증으로 식사를 하는 것을 잊거나, 노화로 인해 생긴 신체적 문제로 식사 준비 및 섭취가 어려워져 급격히 체중이 감소한 사례들.

고령자진료에서 마땅히 고려해야 하는 경우와 기본 지식들을 모르고 있다면 위와 같은 상황에서 의료진은 암 진단을 위한 검사를 한 후,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노화로 인한 현상으로 여기며 여타 내과적 문제 등을 고려할 것이다. 문제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는 경우가 고령자진료에서는 흔하기 때문이다.

이때까지 겪어왔던 의학적인 문제들보다 한층 더 복잡하게 얽혀 있으나, 완만한 질환 진행으로 인해 간과하기 쉬운 것이 바로 고령자진료이다. 그러한 문제들을 먼저 직면하고 진정으로 환자를 위한 고령자진료를 보급하고 싶다 생각한 의료진의 생각과 현장 노하우를 소개하고자 한다.

『노인을 위한 의학은 있다 - 고령자진료의 바이블』가 조금이나마 고령자 진료를 보는데에 보탬이 되기를 기원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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