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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계열 치열한 경쟁 예상…지원대학 변화 사항 꼼꼼히 확인해야
자연계열 치열한 경쟁 예상…지원대학 변화 사항 꼼꼼히 확인해야
  • 정창욱
  • 승인 2023.12.14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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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정시모집 특징과 주요 사항
정창욱 세화고 교사

지난 12월 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내용을 분석해 보면, 응시자 현황에서는 같은 원점수라도 높은 표준점수를 받기 유리한 과목 선택이 심화했다.

언어와 매체 선택 비율이 40%까지 높아졌고, 특히 수학의 미적분선택 비율은 51%로, 처음으로 확률과 통계 45%보다 높았다. 또한 전년 대비 전체 응시인원은 비슷하지만, 졸업생과 과학탐구 응시생이 증가해 의학·약학계열 중심으로 자연계열 모집 단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채점 결과를 살펴보면 ‘킬러 문항’을 배제한다는 출제 기조에도 불구하고 탐구 영역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수험생의 체감 난도가 매우 높은 까다로운 시험이었다. 전년 대비 표준점수 최고점을 살펴보면 국어 영역은 16점, 수학 영역은 3점이 상승하면서 만점자 수도 급감했다. 영어 영역은 절대평가 도입 이후 1등급 비율이 가장 낮은 4.7%를 나타내었다.

수능 결과에서 추가로 나타난 특징은 같은 원점수라도 틀린 과목(공통과목 또는 선택과목)에 따라 1·2등급 엇갈렸는데 그 인원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 중 4점짜리 4문제를 틀려 원점수가 84점으로 같더라도 공통과목에서 2문제, 미적분에서 2문제를 틀린 학생은 표준점수 133점으로 1등급이지만 공통과목 1문제, 미적분에서 3문제를 틀린 학생은 표준점수 132점으로 2등급이 된다. 이는 영어 1·2등급 비율 감소와 맞물려 수능최저학력기준 미충족으로 수시모집에서 탈락할 학생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인문계열 모집단위 교차지원도 증가 예상 

미적분과 기하, 과학탐구 선택 응시자가 증가함에 따라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매년 예상되었던 N수생의 강세도 올해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언론 기사를 통해 재수생이 수능 만점과 최고점을 모두 받은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미적분/기하와 과학탐구 응시생이 인문계열 모집단위로의 교차지원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4학년도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다음과 같이 추정된다. 

인문계열 모집단위의 교차지원 예상은 수학영역과 탐구영역의 선택과목별 점수 차이에 따라 이뤄진다. 올해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11점으로 전년도 3점 차이보다 크게 벌어졌다. 탐구영역에서도 경제, 정치와 법, 사회문화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만점을 받더라도 모든 과학 과목의 만점보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가 모두 낮다.

이러한 점수 구조는 당연히 미적분/기하와 과학탐구 응시생이 확률과 통계와 사회탐구를 선택한 응시생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인문계열 모집단위로 교차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표준점수 높은 과학Ⅱ, 서울대 자연계열 훨씬 유리 

2024학년도 정시모집부터 서울대 과학Ⅱ과목의 필수 응시가 없어지고, 과학Ⅱ과목 선택 수에 따라 조정 점수를 부여한다. 올해 수능에서는 학력평가나 6·9월 수능 모의평가에 비해 과학Ⅱ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화학Ⅱ는 80점으로 높으며, 다른 과학Ⅱ과목도 과학Ⅰ과목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3~5점 높다.

더군다나 과학Ⅱ 선택 수에 따라 각각 3점과 5점의 조정 점수까지 더해져 과학Ⅱ 응시생은 서울대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 훨씬 유리한 점수를 받게 된다. 다만 의예과를 비롯한 일부 모집단위의 경우 물리학이나 화학 Ⅰ·Ⅱ과목 중 1개 과목 이상을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는 점은 지원 시 유의해야 한다.

고려대 교과우수전형 신설, 교과우수 학생은 주목

2023학년도 교과 평가를 도입한 서울대에 이어 2024학년도에는 고려대에서 학생부교과를 반영하는 교과우수전형을 신설했다. 다만 서울대는 학생부 정성평가이지만 고려대는 수시모집의 학교추천전형과 같은 방법으로 교과성적을 반영하는 정량평가이다. 모집인원도 정시 모집인원의 24%를 차지한다. 전형 요소별 반영비율은 수능 80%+학생부(교과) 20%이다. 

아래의 표는 2023학년도 고려대의 특정 모집 단위의 합격·불합격 사례를 2024학년도 교과우수전형으로 바꾸어 예측한 결과이다. 

예측한 결과에 따르면 수능 100%로 반영했던 2023학년도 합격자가 교과성적 20%를 반영한대학환산점으로 계산해 보면 불합격자로 뒤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학생부 교과성적의 영향력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학생부 교과성적이 1·2등급 대의 우수한 수험생은 일반전형뿐만 아니라 교과우수전형 지원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원 대학 변화 사항 꼼꼼히 확인해야 

성균관대의 경우 영어 반영 방법을 기존 가산점에서 자체 변환 표준점수를 10% 반영하는 비율 적용 방법으로 변경했다. 서강대는 과학Ⅱ과목에 대한 가산점을 새롭게 부여하지만, 한양대는 가산점을 폐지했다. 이화여대 등 일부 대학은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을 조정했다.

올해와 같이 어려운 수능시험일수록 대학의 변화 사항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수능 활용 지표(표준점수 또는 백분위 등), 영역별 반영 비율, 영어 및 한국사 반영 방법, 가산점 여부 등 대학별 전형 방법도 확인해야 본인의 수능 성적에 가장 유리한 대학을 찾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원하는 대학과 모집 단위의 모집군 변경 사항도 잘 확인해야 한다. 정시모집에서 모집군이 변경되면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경쟁률이나 충원율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12월 29일(금) 이후 각 대학에서 발표하는 수시 미등록 이월 인원까지 반영된 ‘정시 확정 인원’을 반드시 확인하고 최종 지원을 해야 한다.

정창욱 세화고 교사
서울 세화고에서 진로진학부장을 맡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와 서울특별시교육청 대입진학지도지원단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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