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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교수·연구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단·평화협상 개시하라”
한미일 교수·연구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단·평화협상 개시하라”
  • 최승우
  • 승인 2023.12.05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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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한·미·일 교수·연구자 성명

한·미·일 교수와 연구자들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즉각 중단하고 평화협상을 개시하라”며 지난달 30일 성명을 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의 해방과 자유를 지지한다”며 “가자 지구에 대한 전기·식수·식량·필수연료 공급을 즉시 재개하고, 미국은 반인도적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스라엘 전범과 반인도적 행위자를 국제법정에 세우라고 주장했다. 

“가자는 인류 양심의 마지막 촛불이다. 지금 이스라엘에 의해 자행되는 전대미문의 가자 대학살극으로 인류는 다시 한 번 양심의 기로에 서게 됐다. 근대 이후 알려진 그 어떤 잔혹사가 이스라엘 극우 정권의 이 학살극에 비할까”라고 이번 성명 발표 배경을 전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의 완전한 독립만이 문제의 해결임을 잘 알고 있다”며 “이를 위해 시간을 정해 놓은 휴전이 아니라 평화 이행을 위한 정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은 민교협과 교수노조, 비정규교수노조,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연구자의집, 포럼 지식공감, 현대정치철학연구회 등의 단체와 교수·연구자 개인이 참여했다. 

최승우 기자 editor@kyosu.net

다음은 한미일 교수·연구자 성명 전문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즉시 정전을 촉구하는 한미일 교수 연구자 성명

가자는 인류 양심의 마지막 촛불이다.
  
지금 이스라엘에 의해 자행되는 전대미문의 가자 대학살극으로 인류는 다시 한 번 양심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근대 이후 알려진 그 어떤 잔혹사가 이스라엘 극우 정권의 이 학살극에 비할까. 
  
하마스의 로켓공격이 있은 뒤 한 달 보름이 지나고 있다. 11월 16일 현재,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1,200명, 그 절반은 군경이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살해와 납치는 마땅히 비판받아야 하며, 우리는 하마스가 납치한 민간인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한다. 그런데, 가자 지역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그 열배에 가까운 11,667명이며, 그 절반이 어린이다.
  
이스라엘 법에 의해 이스라엘 감옥에 억류된 팔레스타인 ‘인질’은 가자출신 약 4,000명, 서안지구 1,900명 이상 총 6,000명 이상이며 그중 500명 이상이 어린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레스타인 측 사상자 중에 어린이 비중이 높은 것은 가자지구 전체인구 230만명 중 40% 이상이 어린이이기 때문이다. 모든 위험에 어린이 노약자가 가장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첨단 무기를 동원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하마스가 아니라 팔레스타인 어린이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이스라엘이 비무장의 어린이와 전쟁을 하고 있다는 말문이 막히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측 실종자는 사실상 구조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볼 때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이 시작된 이래 어린이 사망자는, 사망이 확인된 4,758명에 어린이 실종자 1,770명을 더해 6,5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어린이를 학살한 전대미문의 정권이 현 이스라엘의 극우 시온주의자인 것이다.
  
이와 같이 이스라엘은 가공할 양의 폭탄을 인구 밀집 지역에 퍼부어, 십 분에 한 명꼴로 어린이를 살해, 가자를 ‘어린이의 무덤’으로 만들고 있다. 나아가 이스라엘은 유엔의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는 물론이고, 사원과 병원, 심지어는 앰뷸런스를 파괴함으로써 가자 내에서 생존을 위한 도피마저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었다. 빵집까지 폭격의 대상이 되어 주민들은 ‘피 묻은 빵’으로 연명하고 있다. 
  
이미 전쟁 전 가자지구 인구의 70%는 자기의 땅에서 유배당한 난민들이다. 이스라엘은 또다시 이들을 가자 내 난민촌에서 강제추방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원래 계획은 이들을 이집트 시나이 사막에 텐트 하나 줘서 ‘갖다 버릴’ 의도였다 한다. 하지만 이집트 등이 강력히 반발함으로써 이 계획은 현재까진 불발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수 조 달러에 이른다는 가자지구 앞바다의 팔레스타인 가스전과 유전을 강탈할 계획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스라엘의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가자지구에 대한 단전, 단수, 식량, 연료 그리고 통신 차단, 즉 국제법상 금지된 ‘집단처벌’을 부과함으로써 의도적으로 민간인 전부의 기아와 아사를 강요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금지된 무기 백린탄을 민간인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발사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존재하는 모든 관련 국제법, 즉 국제형사재판소 설립을 위한 로마협약의 제노사이드 조항, 1949년 제네바의정서의 전쟁범죄, 의도적 살인 등 관련 조항, 그 외 현행 국제법상 국제무력분쟁에 관련된 법과 관습 등을 의도적으로 그리고 무제한적으로 위반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기서 더 나아가 이제는 가자지구에 대한 핵사용 공갈까지 언급하는 지경이 되었다.
  
미국은 지금 가자지구 앞바다 동지중해에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력을 투사하고 있다. 4척의 항공모함을 포함 전함, 핵잠수함 등 100척이 훨씬 넘는 군사력이 배치되어 있는 것이다. 미국은 확전 억제를 내걸면서 역내 유관국에 일체의 개입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 말은 이스라엘의 극우 테러 정권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충분히 더’ 죽일 때까지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또 미국은 입으로는 ‘인도적 휴전’을 운운하면서, 감춘 손으로는 여전히 어린이 살상용 초정밀 무기를 끝없이 퍼주고 있다. 과연 미국이 말하는 ‘가치’외교와 ‘규칙’기반 질서가 도대체 어떤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란의 핵무장에 대해서는 전쟁 불사를 결의하면서, 이스라엘의 핵에 대해서는 오불관언 하는 태도, 이런 위선과 기만 그리고 이중잣대야말로 자기 패권과 기득권의 정당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임을 깨닫고, 바이든 정권은 자국의 군사력을 철수하고 이스라엘에 즉각적인 전쟁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
  
현재 인류는 바로 앞이 세계대전인 그런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해방과 자유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정언명령이다. 이 모든 사태의 가장 깊은 원인은 이스라엘 인종주의 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 즉 인종차별과 말살, 56년에 걸친 군사적 불법점령과 17년에 달하는 가자지구 무단봉쇄에 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얼마간의 휴전을 조건으로 인질 해방을 모색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는 오직 팔레스타인의 완전한 독립만이 문제의 해결임을 잘 알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간을 정해 놓은 휴전이 아니라 평화 이행을 위한 정전이 이뤄져야 한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하여 G7 등 ‘대서양주의’ 정치엘리트들의 파렴치한 이스라엘 인종주의 정권 지지에도, 세계 각국의 양심적인 시민들이 떨쳐 일어나 전쟁 중단과 평화를 요구하고, 나아가 글로벌 사우스의 적지 않은 나라들이 이스라엘과의 단교를 실천하고 나섰다는 점에 그나마 희망의 씨앗을 본다.
이에 한・미・일의 학자, 연구자들은 한목소리로 우리의 생각을 아래에 모으고자 한다.
  
1.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해방과 자유를 지지한다. 
1. 전쟁을 즉각 중단하고 평화협상을 개시하라.
1. 가자 지구에 대한 전기, 식수, 식량, 필수연료 공급을 즉시 재개하라.
1. 미국은 반인도적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
1. 이스라엘 전범 및 반인도적 행위자들을 국제법정에 세워라. 
  
2023년 11월 30일 
한미일 교수・연구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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