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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세가 1, 2
사기세가 1, 2
  • 김재호
  • 승인 2023.11.28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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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지음 | 장세후 옮김 | 연암서가 | 1,514쪽

춘추전국시대, 초한지제 제후국의 흥망성쇠를 다룬 『사기세가史記世家』,
정치가 답답하고 경제가 막히며 인간사의 지혜가 절실할 때
선현들은 서슴없이 이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열전」을 도입함으로써 중국 역사의 패러다임을 바꾼 『사기』. 그러나 『사기』에서 가장 전통적인 역사 서술 형식인 「세가」는 『사기』 이전에도 없었고 『사기』 이후로도 없다.

사마천의 『사기』에 의하여 태어난 기전체는 『한서』가 그대로 계승하면서 이후 즉시 정사체로 자리 잡았다. 기전체는 「본기」와 「세가」, 「표」, 「서」, 「열전」의 다섯 체제를 갖춘 것을 말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본기」와 「열전」만 갖추면 기전체로 인정된다. 실제로 『후한서』 같이 「표」와 「서」(또는 「志」)를 나중에 보충해서 완성한 예도 있다.

통상적으로 25사로 불리는 정사체에서 『사기』에만 있는 체제가 있는데 바로 「세가」이다. 「세가」는 제후국과 제후의 역사를 다룬 가장 전통적인 역사 서술 형식인데, 은나라 이전은 「본기」로만 다루었고 한나라 이후로는 군국제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사기』 「세가」는 주나라에서 분봉된 주요 제후국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는 춘추시대의 강대국인 진(晉)나라는 물론 진이 큰 가신들에 의해 한(韓)·위(魏)·조(趙) 세 나라로 분할되어 전국시대로 넘어가는 계기가 되는 과정과 이름은 유지하되 전(田) 씨가 강(姜) 씨의 나라를 찬탈한 제나라의 경우도 다루고 있다.

한마디로 춘추전국시대 주요 국가가 큰 틀을 이룬다. 이 외에 큰 틀에서 「열전」에 들어가야 할 한(漢)나라가 건국되는 과정에서 제후에 봉하여진 인물들도 포함하고 있다. 특히 공자와 진승의 경우는 사마천 개인적인 사관을 잘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사기』에만 있으며 춘추전국시대의 생생한 역사를 눈에 잡힐 듯이 보여주는 「세가」는 진정한 의미에서 가장 전통적인 역사 서술 형식이라고 하겠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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