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0:15 (월)
무탈한 하루
무탈한 하루
  • 김재호
  • 승인 2023.11.28 1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건모 지음 | 교유서가 | 226쪽

다정하게 스며들고 번지는 방식으로
나를 괴롭히는 마음들과 담담하게 작별하기

『무탈한 하루』는 제주에서 글을 쓰고 책을 만들고 사진을 찍고 음악과 영상을 만드는 강건모 작가의 신작 산문집이다. ‘다정하게 스며들고 번지는 것에 대하여’라는 부제에서 엿볼 수 있듯 삶의 순간들을 촘촘히 들여다보며 일상의 온기를 발견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15년 가까이 문학전문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느닷없이 모든 걸 정리하고 제주로 내려간 저자는 이 글의 대부분을 집 마당의 ‘바람 작업실’에서 썼다.

멀리 바다가 내다보이고 일몰이 하늘을 자줏빛으로 물들이는 그곳에는 나무 책상이 있다. 투박한 책상에서 저자는 문장과 씨름하며 삶의 리듬을 살펴본다. 무탈하게 흘러가는 하루하루가 형형색색의 빛깔을 내비친다. 언젠가 흐릿한 얼룩이 될지라도 그 고유한 색들은 매일매일 축적된다. 이 산문집은 그렇게 스스로에게 스미고 번지며 이야기가 된 ‘모든 날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을 묶는 세 가지 키워드는 ‘다정함’ ‘상상력’ ‘내재율’이다. 이것들은 저자가 지향해온 삶의 태도로 책 곳곳에 짙게 배어 있다. 1부 「다정함」은 일상의 갈등과 곤란함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돕는 정서에 대해 쓴 글을 모았다. 2부 「상상력」에서는 글, 사진,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예술 언어를 통해 자기다움을 깨닫고, 그것을 매개로 타인과 소통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3부 「내재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계속 나아가게 하는 삶의 리듬에 대한 것으로, 현실을 마주하며 스스로를 독려하는 마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겼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