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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보는 마음
뒤를 보는 마음
  • 김재호
  • 승인 2023.11.28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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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영 지음 | 교유서가 | 376쪽

‘시의 마음’으로 바라본 시인의 초상
지친 삶을 다독이는 위안과 성찰의 말들

문학평론가 노지영의 다정다감 문학 대담집

이문재, 손택수, 신용목, 김해자,
김경인, 김정환, 강은교, 김기택

우리 시대의 시인 8인에게 묻다

2010년 〈내일을여는작가〉 등으로 데뷔해 진지한 사유와 탄탄한 문장으로 동시대 문학의 지형도를 조밀하게 읽어온 문학평론가 노지영의 문학 대담집 『뒤를 보는 마음』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살피고 염려하고 상상하는 ‘시의 마음’으로 이문재, 손택수, 신용목, 김해자, 김경인, 김정환, 강은교, 김기택 등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 여덟 명을 만나 시의 창작 과정, 시의 본질과 근원을 들여다보며 시가 우리 삶에 주는 의미를 되새긴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우리가 고통스럽게 돌아보는 팬데믹 시대를 돌파하는 입체적인 사유를 탐색하기 위한 작업으로 본 대담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시인은 왜 시를 쓰는가? 시라는 이름으로 나를 다독여주었던 시인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겹의 내포를 읽어내기 어려워하는 신문맹의 시대에 시의 미학이란 무엇일까? 다양한 문화향유 현장에서 작가와 독자의 가교 역할을 해온 저자는 이런 질문들을 끌어안고 2021년 봄부터 이듬해 겨울까지 두 해 동안 시의 안부를 묻는 일에 몰두했다.

시적 개성과 목소리가 뚜렷한 시인들을 장소와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직접 찾아다니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시’라는 것이 내뿜는 생기를 복원하고,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시인의 시가 탄생된 작업 공간을 취재하고, 그 현장에서 시학에 대한 대화를 이어가면서 시인들의 자취를 기록하는 데 주력했다.

해당 대담마다 사진작가가 동행하여 시인의 작업실과 시적 영감을 주는 시계(詩界)의 풍경들을 담아내기도 했다. 작품을 말하는 시인의 얼굴을 다양한 각도로 촬영하고, 시의 양분을 전달해준 ‘손’의 형체들을 현상하기도 했다.

시인의 에스프리가 담긴 육필 메시지도 매 원고마다 간직해두었다. 원로 시인들의 경우, 생애사 자료를 정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뒤를 보는 마음』은 문단의 중진이자 현업 원로로서, 각자의 방식으로 시의 영역을 확장해온 여덟 명의 시인과 함께 시의 본질과 미학을 탐구하는 대담집이다.

시를 사랑하거나 시에 입문하고 싶은 독자라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시가 우리 삶에 주는 위로와 울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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