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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의 정신
그린의 정신
  • 김재호
  • 승인 2023.11.28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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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D. 노드하우스 지음 | 김홍옥 옮김 | 에코리브르 | 488쪽

‘그린’이라는 렌즈를 통해 본 경제학의 모든 것!
201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환경경제학의 개척자 윌리엄 D. 노드하우스의 역작

‘그린’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하나는 그저 나무나 식물이 지닌 것으로 인식되는 빛깔, 즉 자연을 의미한다. 다른 하나는 현대 사회에서의 전염과 충돌을 다루는 운동, 즉 그린은 그 자체로 생명을 지녔으며 개인의 행동, 기업, 정치 활동, 법률 등에 새로운 접근법을 부여한 사회 운동을 뜻한다.

그것은 현대 산업 사회가 어떤 위태로운 부작용을 지녔는지,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아니 최소한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다루는 서로 이어진 일련의 아이디어다.

기후 재앙과 팬데믹에서 들불과 기업의 불법 행위에 이르는 세계의 온갖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우리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강력한 상호 작용들을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 탄소 배출과 기타 환경적 피해의 경우, 이는 책임 있는 이들이 제가 야기한 비용 전체를 계속 다른 것들, 이를테면 다른 사람, 다른 세대, 다른 생명체 등에게 떠넘길 게 아니라 직접 지불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린의 정신》에서 노벨상 수상자이자 경제학자인 윌리엄 노드하우스는 주로 경제적 충돌의 스필오버 비용에 대해 설명함으로써, 우리가 경제 번영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시대 최대의 도전들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는 새로운 ‘그린 사고’ 방법을 소개한다. 

환경운동의 역사로부터 그린 뉴딜까지를 아우르는 논의에서 노드하우스는 그린 사고의 정신이 어떻게 현대적 삶에 대해 새롭고 강력하면서도 희망적인 전망을 부여하는지 설명한다. 그린 사고의 중심에는 세계화가 고립된 개인들이 아니라 경제 내외의 숱한 상호 작용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경제적 효율성, 지속 가능성, 정치, 이윤, 세금, 개인의 윤리,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금융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해봄으로써 우리 사회의 효과성과 공정성을 증진시키는 방안을 제시한다.

그뿐만 아니라 탄소에 가격을 부과하는 법, 저탄소 기술을 추구하는 법, 효율적인 과세 제도를 설계하는 법, 기후 클럽을 통해 국제적 협력을 조성하는 법 등 구체적인 해법도 들려준다.
그리하여 노드하우스는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살릴 수 있는 새롭고도 획기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그린의 역사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은 환경주의는 1800년대 말 태동했다. 그것은 약 1세기 동안 천연자원, 특히 숲과 황무지의 관리 및 보존에 주력했다. 환경적 사고의 창시자 기포드 핀콧과 존 뮤어, 이 두 사람이 이후 논의의 발판을 다졌다.

미국 환경주의의 역사는 기포드 핀콧과 함께 시작되었다. 비록 그는 오늘날에는 불미스럽게 여기는 견해들(특히 우생학)을 지지했지만, 삼림학에서는 선구자였다. 그 시대를 상징하는 또 다른 인물은 존 뮤어다. 핀콧이 도끼를 휘두르는 남성이라면, 뮤어는 부츠를 신고 산야를 누비는 남성이었다. 뮤어는 시에라 클럽을 창립했으며, 현대 환경주의 가운데 ‘보존주의’ 진영을 구축했다.

환경과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논문 가운데 하나는 1968년 출간된 개릿 하딘의 〈공유지의 비극〉이다. 미생물학자로 훈련받은 하딘은 재빨리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을 비판하면서 대중적 지지를 얻게 된 이력으로 선회했다. 그는 오늘날의 환경주의에서 반시장주의로 자리 잡은 입장을 대표했다.

환경 이론은 19세기 말 태동기에는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당시 미국 자본주의의 정치적 투쟁은 관세 문제, 금과 은, 자본과 노동의 공방, 독점의 부상과 그걸 억제하는 데 따른 갈등에 골몰해 있었으며, 주기적인 전쟁 및 경기 침체에 휩싸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활동의 규모가 늘어나면서 대지, 대기, 물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대중과 정치 지도자에게 환경적 관심사를 일깨운 주요 인물 중 한 명이 레이첼 카슨이다. 카슨은 연구를 기반으로 경종을 울리는 책 《침묵의 봄》(1962)을 출간했다. 이 책은 화학 약품을 써서 성가신 존재를 제거하는 문제와 관련해 사회가 직면한 딜레마를 기술했다.

이 책 《그린의 정신》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은 새롭건 유구하건 간에 급진적인 사상들을 신중하고도 비판적으로 경청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댄 에스티가 편집한 책 《더 나은 행성: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40가지 주요 아이디어(A Better Planet: Forty Big Ideas for a Sustainable Future)》는 주목할 만하다. 《더 나은 행성》은 40개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장마다 하나의 환경 이슈를 다루고 그에 따른 급진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핀콧, 뮤어, 하딘, 카슨, 에스티 같은 선구자들의 통찰은 사회와 현대의 환경 정책에 파문을 일으켰고, 우리가 어떻게 사회 및 자연 세계를 지배해야 하는지와 관련한 견해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그린 사회를 위한 기둥

그린 목표와 관련해서 ‘잘 관리된 사회’를 지탱하는 것은 네 가지 기둥이다. 첫 번째, ‘잘 관리된 사회’는 사람들 간의 관계를 규정하는 법률 체계를 요구한다. 두 번째 기둥은 잘 발달한 일련의 사적재 시장(markets for private goods)이다. 세 번째, 사회는 공공재(public goods), 즉 외부 효과를 다루는 기술을 찾아내야 한다. 네 번째, ‘잘 관리된 사회’는 정부가 경제적·정치적 기회와 결과의 분배가 평등하고 공정하도록 보장하는 교정 과세와 지출, 그리고 제도에서의 평등을 추구하도록 요구한다.

그린 사회의 목표는 ‘잘 관리된 사회’의 목표 안에 내포되어 있으며, 특히 해악과 해결책에 중점을 둔다. 법적 구조라는 첫 번째 기둥은 개인과 기타 독립체들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갖도록 이끈다. 시장의 두 번째 기둥은 가격, 임금, 소득 같은 신호를 이용해 사람들의 시장 행동에 제공하는 지침이다.

적절하게 굴러가는 시장은 국내·국제 무역을 통해 수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생활을 극도로 단순하게 만들어준다. 중요한 공공재를 다루고, 특히 해로운 외부 효과에 주목하는 세 번째 원칙은 그린 정신의 핵심이다.

이는 지역의 쓰레기 더미에서 지구 온난화에 이르는 방대한 스펙트럼의 스필오버를 포괄하며, 가시적·비가시적 이슈, 일시적·정기적 이슈, 짜증나는 이슈부터 치명적인 이슈까지 아우른다. 네 번째 원칙은 사람들이 누리는 기회와 결과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음을 상기시킨다.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도구와 결과를 발견하고 만족하긴 쉽지만, 우리는 그것이 분배에 미치는 영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경제 번영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시대 최대의 도전들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는 새로운 ‘그린 사고’ 방법은 무엇일까. 이미지=픽사베이 

그린 정신의 주요 주제

저마다의 관심 분야에 담긴 ‘그린 사고’에 익숙하지만 그런 아이디어가 다른 여러 분야에 널리 퍼져 있다고는 생각지 못한다. 그린 아이디어의 여러 갈래는 얼핏 무관해 보일 수 있으나, 몇 가지 핵심 개념이 드러난다. 세계화의 영향, 충돌과 감염의 증가 및 만연, 연방주의의 중요성, 정책을 위한 기본 처방, 행동을 위한 메커니즘 등이다.

그린은 왜 중요한가? 그린 운동은 점점 더 북적이는 세계에 대한 반응이다. 거기에는 글로벌화하고 급격하게 변화하며 서로 연결되어 있고 기술적으로 발전하는 세계에서 우리가 늘 서로 다양하게 충돌하는 양상이 반영되어 있다. 과거에 역병은 전 지구에 번지기까지 몇 달이 걸리는지라 그 과정에서 수그러들기 일쑤였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하룻밤 사이에, 사실상 과학자들이 그 정체를 미처 밝혀내기도 전에 치명적인 병원균이 전파될 수도 있다.

이런 악화의 힘들은 한꺼번에 불거지지 않는다. 그것들은 우리 사회의 주요 행위체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상호 작용의 결과다. 그 행위체에는 가족, 회사, 시장, 행정, 정치, 클럽, 대학, 온라인 네트워크 등 다양한 기제와 기관을 통해 관련을 맺는 개인, 기업, 정부가 포함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주로 구매와 판매를 통해, 법률과 규제를 거친 정치를 통해,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반사회적 행동을 통해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같은 비개인적 관계다.

다른 많은 경우에서와 마찬가지로 외부 효과를 다루는 데에서도 핵심 원칙은 연방주의다. 이는 사회 위계상의 적절한 수준―개인, 가정, 조직, 국가, 세계―에서 책임을 제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연방주의는 법적·윤리적·경제적·정치적 의무와 절차가 서로 다른 차원에서 작동한다는 것, 그리고 해결책 역시 그 수준에 따라서 다양한 제도와 의사 결정 과정을 수반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린 사회를 마련하는 데에서 주요 난제가 수많은 외부 효과로부터 비롯된 위협이라면, 가장 효과적인 정책은 비용과 편익을 ‘내부화하는’ 것이다. 내부화는 외부 효과를 일으킨 이들이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정의의 정신에 입각해 피해 입은 사람들에 대한 보상도 필요하다.

기후 변화 경제학

경제학자들은 기후 변화를 늦추기 위한 전략에 집중해왔다. 가장 유망한 전략은 저감, 즉 이산화탄소와 그 밖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접근법에는 거액의 돈이 든다. 그 비용을 극적으로 낮춰줄 몇 가지 기적적인 기술 혁신을 도모할 수 있으리라고 상상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런 혁신이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걸로는 보이지 않는다.

기후 변화 경제학은 간단하다. 우리가 화석 연료를 태우면 의도치 않게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며, 이는 해로운 결과로 이어진다. 이런 과정이 외부 효과이며, 이는 배출을 일으킨 자들은 지불하지 않고 피해자들은 보상받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경제학은 기후 변화 정책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진실을 알려준다. 바로 어떤 정책이든 효율적이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와 기타 온실가스 배출의 시장 가격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사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교훈은 인센티브의 위력이다. 이를 적용해 기후 변화를 늦추려면 인센티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여기서 인센티브는 모두가 지금과 같은 화석 연료 중심의 소비에서 저탄소 활동으로 옮아가도록 안내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 같은 전환을 유도하는 가장 효과적인 인센티브는 탄소에 높은 가격을 매기는 것이다. 탄소 가격 인상은 네 가지 목표를 달성하게끔 도와줄 것이다.

첫째, 어떤 재화와 서비스가 탄소 집약적인 것인지, 따라서 뭘 아껴 써야 할지에 대해 소비자에게 신호를 보낸다.

둘째, 어떤 투입이 탄소 집약적인지(석탄이나 석유), 또는 저탄소적인지(천연가스나 풍력)에 대한 데이터를 생산자에게 제공함으로써 기업이 저탄소 기술로 옮아가도록 유도한다.

셋째, 투자자·혁신가·투자 은행가에게 새로운 저탄소 제품 및 생산 공정을 위해 발명·투자·개발·상품화하도록 시장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넷째, 탄소 가격은 이 모든 작업의 착수에 필요한 정보의 양을 줄여준다.

대다수 전문가는 빠른 정책 도입, 특정 연도에 모든 용도에서 탄소 가격(즉, 한계 비용)의 평준화, 될수록 높은 참여율, 점진적으로 엄격해지는 정책 추진, 이 네 가지 주요 원칙에 동의한다. 다만 정책의 엄격함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하지만 목표가 온도 상승 폭 섭씨 2도 이내 유지든, 섭씨 3도 이내 유지든, 섭씨 4도 이내 유지든 우리는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세계는 그러한 목표에 도달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상태임을 깨달아야 한다.

기후 변화와 팬데믹을 해결하기 위한 공통 접근법

기후 변화는 새롭지만 역병은 유구하다. 그렇기는 하나 해결책을 얻기 위한 둘의 접근법에는 중대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민간 시장의 기발함과 정부의 재정적·규제적 권한을 동시에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 시장은 식량이나 주거지 같은 재화를 풍부하게 공급하는 데 필요하지만, 오직 정부만이 오염 억제·공공 의료·개인의 안전 같은 집단재를 제공할 수 있다.

민간 시장과 집단적 행동 없이 ‘잘 관리된 사회’를 이끌어가려는 것은 마치 한 손으로 박수를 치려 애쓰는 꼴이나 다름없다. 이 책은 사적 사회 조직 형태와 공적 사회 조직 형태의 위력을 이용해 산업주의 사회가 직면한 얽히고설킨 난제들을 다룰 효과적인 해결책을 모색한다.

규제의 골디락스 법칙

우리는 어떻게 자유 시장 지지자들의 통찰력과 규제 역사의 현실을 조화시킬 수 있을까? 골디락스 법칙을 적용하면 된다. 규제는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고 딱 알맞아야 한다. 다시 말해, 무규제와 매우 가혹한 규제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자유시장환경주의자들이 제시하는 유용한 메시지는 그린의 열정을 과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규제는 너무 차가울 수 있지만 너무 뜨거울 수도 있으며, 너무 뜨거울 경우 진취적 정신을 갉아먹는다. 오염을 일으키는 자동차를 금지하고 말 배설물 더미를 치울 일군의 청소부를 고용하는 것보다 자동차 개발을 허용하는 편이 낫다.

하지만 가벼운 규제적 발자국을 받아들임으로써 혁신적 기상이 날개를 펼치도록 돕고, 시장의 도구를 최대로 활용하는 편이 그보다 훨씬 더 나을 것이다.

오늘날에 적합한 네 가지 조치

만약 기후 변화가 궁극적인 ‘그린’ 난제라면, 이를 걱정하는 세계 시민은 지금 당장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여기서 주목해야 할 네 가지 구체적인 항목을 강조한다.

첫째, 전 세계 사람들은 지구 온난화가 인류와 자연계에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과학자들은 과학과 생태학에서 경제학과 국제 관계에 이르는 모든 측면에 관해 집중적인 연구를 부단히 이어가야 한다.

둘째, 국가들은 이산화탄소 및 기타 온실가스 배출량의 가격을 인상하는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저항에 부딪히겠지만, 배출량을 억제하고 혁신과 저탄소 테크놀로지의 채택을 촉진하며 제지받지 않는 온난화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지구를 보호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셋째, 행동이 지역적이거나 국내적 차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세계적 차원이 되도록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정치는 지역적일 수 있고, 온난화를 늦추려는 강력한 조치에 반대하는 것은 국가주의적인 태도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기후 변화를 늦추려면 세계 차원의 조정된 행동이 필요하다. 효과적인 조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은 기후 협약이다.

넷째, 에너지 부문의 급속한 기술 변화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서 핵심적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오늘날의 저탄소 기술은 탄소 배출량에 대해 경제적으로 상당한 불이익을 부과하지 않으면 결코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 새롭고도 경제적인 저탄소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높은 탄소 가격에 대한 유인과 더불어 과학과 기술에 대한 상당 수준의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

국가 지도자가 터무니없이 무지하고 타락해 있을 때, 우리는 냉소에 빠지기 쉽다. 개인에게는 하찮을지 모를 행동이 지구를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테면 기후 변화 부인과 무역 전쟁 도발은 우리 행성과 이곳 거주민을 위태롭게 하는 우둔함의 예다.

우리는 그린 미래의 위협에 대처하는 스스로의 능력을 낙관할 수도 비관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 우리가 지도 없는 바다를 항해하면서 수많은 자원을 고갈시키고, 비가역적인 방식으로 환경을 변화시키고, 우리의 지구 시스템이며 미래 기후와 도박을 벌이는 것은 어김없는 사실이다.

인간은 걸핏하면 싸우려 들고 분쟁 상대에게 보복하는 데 기막히게 효과적인 무기를 고안해냈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의 과학적 지식과 능력은 과거보다 한층 더 강력해졌다. 게다가 점차 커지는 그린 정신은 경제 성장에 따른 치명적 스필오버를 극복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한 과학적 기반과 대중적 지지를 제공한다.

싸우거나 오염을 일으키는 인간의 경향성과 추론하고 계산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 맞붙은 경기에서 과연 어느 편이 승리를 거둘까? 평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적 정직성과 장기적 시각으로 무장한 채 미래와 마주할 수 있다면, 우리는 끝내 그린 지구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도구와 자원을 손에 쥘 것이다.

■ 추천사

기후 변화 경제학에 선구적으로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한 윌리엄 노드하우스는 우리가 ‘그린 지구’를 이룩할 수 있는 논리, 경제적 도구, 기술을 지녔다는 것을 분명하고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그는 우리가 어떻게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잘 관리된 사회’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더없이 지혜롭고 통찰력 있게 제시한다. 더불어 전 세계적 그린 목표를 달성하는 데서 경제적 도구들이 발휘하는 힘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그 도구 중 상당수는 그가 직접 설계하고 가다듬은 것이다.
-제프리 D. 삭스(Jeffrey D. Sachs,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이자 ‘유엔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회장)

유려한 필력, 명석함과 냉철함, 조용한 열정이 어우러진 이 책은 지금껏 환경주의에 대해—그것의 토대에 대해, 그것이 의미하는 바와 의미하지 않는 바에 대해—읽어본 책 중 단연 최고다. 만약 인간의 미래(그리고 우리 행성에서 살아가는 다른 종들의 미래)를 보여주는 지침서를 찾고 있다면 이 책이 제격이다.
-캐스 R. 선스타인(Cass R. Sunstein, 《넛지》 저자)

도덕철학과 전통 경제학을 결합함으로써 ‘그린 사회’의 원칙을 해부한 포괄적인 이 책에서 저자는 시장자본주의를 지지하면서도 해로운 부정적 외부 효과들에 맞서는 규제에 찬성한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열정, 그리고 ‘좋은 것이 아니라 나쁜 것에 과세한다’ 같은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원리가 그의 글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로버트 O. 코헤인(Robert O. Koehane, 프린스턴 대학교 명예교수)

간결하고 함축적이며 설득력 있는 예들, 명료하면서도 생생한 표현들이 가득한 이 책은 대단히 유익하고 박식한 데다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인류의 진화는 우리에게 자연 세계 속에 좋은 사회를 단단히 뿌리내리게 만드는 능력을 부여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잘 관리된 사회’에 도달하기 위해 사려 깊게 노력해야 한다고 노드하우스는 말한다.

이는 특히 인구 규모가 늘어나고 인간의 기술이 더욱 정교해지고 우리를 둘러싼 자연 세계를 변화시키는 인간의 능력이 점차 커진 지난 몇천 년에 잘 들어맞는 말이다. 모든 인류에게 더없이 중요한 이 심오하고도 근본적인 프로젝트는 그린 정신을 요구한다. 노드하우스는 우리를 그리로 이끌어주는 참으로 아름답고도 고매한 안내자다.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Nicholas A. Christakis, 《블루프린트》 저자)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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