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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500년 대민 커뮤니케이션 윤음 연구
조선 500년 대민 커뮤니케이션 윤음 연구
  • 김재호
  • 승인 2023.11.21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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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민 외 2인 지음|학지사|240쪽

드러난 적 없는 600년 동안의 새로운 진실!
윤음 연구로 만나는 최초의 조선의 대민 커뮤니케이션

소통은 서로의 뜻이 잘 통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기술의 발전으로 소통의 범위는 넓어지고, 방법은 손쉬워졌으며, 속도는 빨라졌지만 ‘서로의 뜻이 잘 통하는 상태’라는 진정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고민에 있어서 과거를 들여다보는 것은 늘 도움이 된다.

하지만 설득 커뮤니케이션인 PR 분야는 서구에서 그 역사가 면밀히 연구된 반면에 국내 PR의 고유한 역사에 대한 분석과 논의는 부족했다. 이러한 실정에서 조선의 정부광고 역할을 했던 ‘윤음’을 체계적으로 분석·연구한 성과를 담은 도서가 출간돼 우리 PR역사의 깊은 이해와 전환점을 제공한다.

윤음이란 조선시대 국왕이 국민에게 내린 문서다. 그 내용으론 노인을 공양하고 농업을 권장하는 이야기를 전하는 등 당시 도덕관과 사상을 담거나 나아가 당대의 정치, 사회, 경제 등 다양한 이야기도 다뤘다. 때문에 윤음은 당대를 연구하는 데에 귀중한 자료로 여겨진다.

이처럼 왕과 국민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한 윤음은 세종 때 32개, 세조 때 34개 등 각 실록별로 그 개수와 내용이 잘 보존돼 있다.

특히나 놀라운 점은 대탕평의 시대로 불리며 골고루 인재가 등용됐던 영조와 정조 때엔 각 196개, 262개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록에 황성욱 한국PR학회 회장은 "정치의 안정과 대국민 소통의 상관관계가 드러나는 역사적인 교훈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명백히 보여 준다"고 전한다.

이처럼 흥미로운 진리를 발견할 수 있는 본서는 제1장에서 『조선왕조실록』의 윤음에 대한 개괄하며 기존 논의를 검토한 뒤, 윤음의 의미와 기능을 정리했다. 이때 서구의 다양한 PR 이론과 연결시켜 쉽고 재미있게 이해를 돕는다.

이어서 제2장은 정책학 관점에서 윤음을 분석해 커뮤니케이션과 행정학이라는 분야의 색다른 만남을 탐색할 수 있으며, 제3장에선 빅데이터 기반의 기법으로 현시대와의 비교 해석을 담았다. 서구에 비해 미흡했던 분야를 윤음이라는 자료로 최초 분석한 이 도서로 우리가 가진 구체적이고 고유한 PR역사를 자랑스럽게 기릴 수 있게 됐다.

더 나아가 본서의 신호탄이 과거와 현재의 시대적 소통에 더불어 오늘날 커뮤니케이션학, PR학 그리고 정책학까지 종횡하는 연구의 기반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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