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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 시간
그림을 그리는 시간
  • 김재호
  • 승인 2023.11.14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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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 지음 | 파이어스톤 | 204쪽

따뜻한 슬픔의 세계로 안내하는,
기억에 관한 짧은 이야기

사람은 각자 살아온 시간 안에서 자기만의 경험을 한다. 그리고 그 경험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기억으로 남는다. 기억이 없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의 기억을 글로 남기진 않는다. 그런데 작가 이윤은 삶의 희망이 빛나는 바다처럼 펼쳐지던 열아홉 불안한 청춘의 기억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또 삶 속에서 다가왔다가 멀어진 사람들과의 기억, 이제는 돌아가신 흑백사진 속 부모의 생의 이면에 관한 기억들을 천천히 더듬으며 서툴게, 애달프게 그림을 그리듯 적어 나간다.

이번에 출간된 ‘기억에 관한 짧은 이야기’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그런 기억을 하나씩 꺼내 놓은 책이다. 작가의 기억에 관한 글들은 어쩌면 짧은 소설처럼 읽히기도 한다. 이미 살아온 시간과 살아내고 있는 시간,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시간에 대해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작가 자신의 내면을 그린 글도 있다. 연극 극본의 독백처럼 나지막이 읊조리는 그의 일상은 비로소 편안해질 인생의 한 시기에 대한 기대감마저 갖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윤의 이야기는 섣부르게 누군가를 위로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다만 독자들을 따뜻한 슬픔의 세계로 이끌 뿐.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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