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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고사로 들려주는 그림 이야기
시와 고사로 들려주는 그림 이야기
  • 김재호
  • 승인 2023.11.0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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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향 지음 | 504쪽 | 학고방

중국의 역대 인물화 이야기

고대인들은 문자가 있기 전에 그들의 삶을 그림으로 그려서 벽화로 남겼다. 그 후로 그림은 점점 쓰임의 폭이 넓어져서 사람들을 교화하고 인륜을 도우며 자연의 변화를 연구하고 삶의 이치를 찾아내는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했다. 또 그림은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기본 소양을 갖추는 도구였다. 그 때문에 송명의 사대부 지식인은 경전 공부와 별도로 시詩․서書․화畵의 예술 분야에도 능해야 했다. 예나 지금이나 문학과 예술은 역사․철학과 함께 인문을 위한 필수 교양 과목이다. 

중국 한漢나라 장화가 지은 잠언箴言의 글을 토대로 진晉나라 화가 고개지가 인물화를 그렸고 그림에 장화의 잠언을 시로 적어 그림을 설명하였다. 당唐나라 화가들은 대체로 인물화와 산수화를 그리고 일부 그림에만 제화시題畫詩를 적었는데 송宋나라 화가들이 인물․산수․화훼․초충 등의 그림을 다양하게 그렸고 많은 작품에 제화시를 적었다.

역대 인물화에는 주로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고사를 그림으로 그렸고 그 고사를 토대로 시를 제화했다. 특히 명明의 당인이 인물고사를 그림으로 가장 많이 그렸고 대부분 직접 시를 지어 제화했다. 고사는 역사에 존재하던 인물들의 이야기로 각종 경전이나 역사서, 고서에 적혀있는 전고를 바탕으로 시와 그림에 등장한다. 그림에 적힌 제화 시를 읽으면 그 시대의 인물들, 역사적 배경, 그 시대 시와 예술 풍조 등을 알 수 있다.

제화시를 읽으면 그림을 이해하기 쉬운데 시가 번역되지 않은 작품이 많아 필자가 이번에 제1편으로 역대 인물화의 제화시를 번역하고 고사이야기를 역사 순으로 적어 『시와 고사로 들려주는 그림 이야기』를 출간하였다. 이후 제 2편은 역대 화훼도․초충도의 제화시를 번역하여 꽃과 곤충이야기를, 제 3편에 역대 산수화에서 제화시를 번역하여 중국 산수를 소개하려고 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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