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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에 관한 사유...양방언의 ‘음류’ 공연, 기립박수 받다
사유에 관한 사유...양방언의 ‘음류’ 공연, 기립박수 받다
  • 김재호
  • 승인 2023.11.0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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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부터 열린 사흘간 공연, 성황리 막 내려

“수많은 기억의 궤적 위에 그리움들이 반짝인다.” 지난 3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사흘간 펼쳐진 피아니스트 양방언의 사유하는 극장 ‘음류(音流)’가 막을 내렸다. 이번 공연의 부제는 ‘모든 사이에 흐르는 사유의 음악’이었다. 5일(일요일) 마지막 공연은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선보인 이번 공연은 ‘사유하는 극장’ 세 번째 시리즈였다. 특히 사유하는 극장 ‘음류(音流)’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표 전시유물인 ‘반가사유상’과 ‘사유의 방’ 전시와 연계해 의미를 더했다. 한 마디로 ‘사유에 관한 사유’를 할 수 있는 뜻깊은 공연이었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양방언은 메인 테마인 「사유(SAYU) 1·2(Rainbow Reunion)·3(The Hidden Gate)」부터 「Flowers of K」, 「차마고도」, 「wish to fly」, 「정선 아리랑」, 「바람의 약속」 등 다양한 색깔의 곡들을 선보였다. 과연 사유가 무엇인지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정해진 답은 없다”라고 무대에서 말했다. 그래서 더욱 다채로운 음악을 선사하고 싶었다. 「사유(SAYU) 1·2(Rainbow Reunion)·3(The Hidden Gate)」는 음원으로도 공개됐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양방언은 의사 출신 뮤지션이다. 재일교포인 그는 사유하는 극장 ‘음류(音流)’를 통해 관객과 호흡했다. 사진=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3013789 

 

변주와 멈춤, 사유 안과 밖을 넘나들다

그렇다면 과연 사유(생각)이란 무엇일까? 철학자 김용규는 『생각의 시대』(김영사 | 2020)에서 미국의 여류 시인 에밀리 디킨슨(1830∼1886)의 「뇌는 하늘보다 넓다」를 소개했다. 사유의 세계는 그만큼 넓고 광활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다. 

뇌는 하늘보다 넓어라
옆으로 펼치면 그 안에
하늘이 쉬 들어오고
그 옆에 당신마저 안긴다

이번 공연은 ‘변주와 멈춤’이 특징이었다. 연주곡들은 느림과 빠름, 장조와 단조를 바꿔가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한 곡에서도 중간에 멈춤을 두고 사유할 여유를 주었다. 강약과 약강, 중강약 등이 자유자재로 흐르면서 사유의 안과 밖을 넘나들었다.  

이번 공연에서 함께한 뮤지션은 강이채(바이올린), 박용은(비올라), 나인국(첼로), 오아라(플롯), 박상현(기타), 조후찬(베이스), 크리스터퍼 하디(퍼커션)이었다. 

만남과 이별로 굽이굽이 흐르는 삶의 여정은 강물과 같다. 사진=양방언 유튜브 캡처

양방언은 지난해 국립경주박물관 문화재 현장에서 이미 열연을 펼친 바 있다. 사유하는 극장 ‘음류(音流)’은 그 공연의 연장선에서 진행됐다. 수개월 동안 준비한 이번 공연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공연장은 감동만으로도 뜨거웠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사흘간의 짧은 공연이었다는 점이다. 좀 더 긴 호흡으로 관객들과 만나면서, 공연의 변주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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