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6:50 (토)
로컬 씨, 어디에 사세요?
로컬 씨, 어디에 사세요?
  • 김재호
  • 승인 2023.10.31 15: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진영 지음 | 온다프레스 | 312쪽

‘30대 청년 1인가구’는
지역에서 자신의 거주지를 찾을 수 있을까
우리 삶에서 ‘로컬’을 찾아내기 위한,
어느 도시의 실험과 모색

“6개월간은 그 지역에서 살다시피 해야 한다고요?” ‘과연 이 도시 살 만한가’라는 모호한 질문을 던지는 프로젝트에 한 작가가 무모하게 발을 디뎠다. ‘그래, 내가 살 곳을 미리 둘러본다고 생각하자’며 자신을 다독이며 도시 한 곳을 찾아 나섰다.

느리게 걸으며, 시선을 여러 곳에 두루 던지며 길고양이, 맡겨놓은카페, 닭갈비, 새벽시장, 담작은도서관, 호수, 연탄 등 그 도시의 단면을 살펴본다. 그 장면들에서 작가는 무엇을 얻어냈을까. 스포일러를 먼저 슬쩍 보여주자면 ‘나 자신의 색깔’이다.

『로컬 씨, 어디에 사세요?』는 ‘30대 청년 1인가구’가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자신의 거주지를 찾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약 6개월간 한 도시를 집중적으로 탐방한 일종의 실험이자 모색의 결과물이다. 작가 서진영 씨는 이 책을 통해 ‘그 도시 살 만한가’라는 질문은 곧 '도시의 문화가 전 세대에 걸쳐 골고루 누려지고 있는가'라는 질문과 다를 바 없음을 이야기해준다.

다시 말해 우리가 ‘지역 이주’를 이야기할 때에는 단순히 집을 구입하고 이삿짐을 옮기는 것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시 전체의 문화가 어떻게 진화해왔고 그곳의 시민들은 그 진화에 어떻게 발맞춰왔는가를 인식하는 일이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십수 년간 하나의 구호로서만 외쳐진 '로컬'(local)이 실생활에 뿌리를 내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를 위해 작가는 춘천의 주거, 교통, 교육, 복지, 자연, 인구 구성 등 여러 면모를 들여다보며, ‘내가 살 만한 도시’의 요건을 꼽아본다. ‘서울이 아닌 “지역”이 미래 세대의 대안 거주지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은 현대 도시정책이 참고할 만한 소중한 자료로서의 가치 또한 지닌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