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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서관, 책 둘 곳이 없다…‘공동 서고’ 만들자
대학도서관, 책 둘 곳이 없다…‘공동 서고’ 만들자
  • 김봉억
  • 승인 2023.10.30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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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의원 “장서 포화율 갈수록 악화”
“지역거점 공동보존서고 설립 필요”

대학에 책 둘 곳이 없다. 퇴임 교수의 귀한 책마저도 애물단지로 취급받는 일은 꽤 오래됐다. 지역 거점국립대 도서관도 갈수록 소장 공간이 부족해 해마다 소장 도서를 폐기하고 있지만, 폐기 기준도 제각각이다. 무엇보다 ‘지역 거점 공동보존서고 설립’ 등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도종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도서관 장서포화 비율을 분석한 서울대를 포함한 지역 거점국립대 열 곳이 모두 실제 소장 책수가 한계 소장책수를 넘어선 포화 상태였다. 

학술정보통계시스템의 2022년 기준으로 경북대 도서관의 한계 소장책수는 약 168만 권인데, 실제 소장하고 있는 책은 342만 권을 넘어섰다. 경북대 도서관의 장서포화 비율이 무려 203%에 달한 것이다. 장서포화 비율은 경북대 다음으로 제주대(189%), 부산대(173%), 서울대(160%), 강원대(134%) 순으로 높았다. 지역 거점국립대 가운데 장서포화 비율이 가장 낮은 전북대도 113%로 소장 공간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대학도서관의 장서포화율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도서관 건물연면적이 정체상태인 현실을 감안하면, 적절한 장서 폐기로 소장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2020~2022년 3년간 거점국립대 열 곳의 대학도서관이 총 112만3천여 권의 장서를 폐기했지만 실제 소장 도서의 수는 오히려 49만4천여 권이나 늘어났다. 소장 공간은 갈수록 부족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3년간 장서 폐기 현황을 보면, 경상국립대가 26만5천여 권을 폐기했고, 다음으로 제주대(17만여권), 경북대(16만여권), 부산대(13만여권), 서울대(11만여권) 순으로 많은 양의 장서를 폐기했다. 도종환 의원실 관계자는 “대학도서관의 장서 폐기는 대중 도서가 많은 다른 공공도서관과는 달리 학문의 보고로서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버릴 책을 잘 정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사진=픽사베이

대학마다 장서 폐기 여건이나 기준도 제각각이다. 각 대학이 제출한 장서 폐기 현황 자료를 도종환 의원실이 분석한 결과, 폐기 예산 편성 유무·폐기 방법·폐기 위원회 운영 현황·폐기 담당 직원 수 등이 제각각이었다.

경북대·전북대·충북대·부산대·경상국립대·강원대는 장서(자료)폐기위원회를 운영하고 있고, 충남대·제주대·전남대는 도서관운영위원회에서 폐기 도서 리스트를 심의 후 처리한다. 서울대는 장서 폐기 위원회의 심의 없이 학술정보운영과에서 팀별로 폐기 목록을 작성하고, 도서관장 결재를 거쳐 폐기하고 있다.

제주대는 장서 폐기를 담당하는 직원이 16명(분담 직원 포함)인 반면, 충남대와 부산대는 각각 1명의 인력이 담당하고 있어 격차가 컸다. 장서 폐기 관련 예산 또한 서울대를 비롯한 경북대·부산대·전북대·충남대·충북대는 편성돼 있지 않았다. 

도종환 의원은 “버릴 책을 잘 정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폐기 자료 선정기준과 처리 방법을 구체화하는 한편 지역 거점 공동보존서고 설립을 통해 귀중한 자료가 모르는 상태에서 폐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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