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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권 경인여대 학장직무대행
[인터뷰] 이상권 경인여대 학장직무대행
  • 김미선 기자
  • 승인 2001.08.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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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16 09:48:09
“학내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학교정상화와 교육민주화를 이룩했습니다. 앞으로 학내 구성원의 힘으로 얻은 민주화인만큼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모습을 보여주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양질의 교육과 최상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요자 중심의 내실 있는 대학으로 만들겠습니다.”경인여대 정상화와 교육민주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위원장을 맡아 경인여대의 재단비리를 척결하는데 앞장섰던 이상권 교수(44, 세무회계과·사진)가 최근 이 대학의 학장직무대행으로 선임됐다.

이교수는 비대위의 학장후보로 추천받아 공청회를 거쳐 교육부의 승인을 받았다. 비대위에서는 구법인이 다시 학교운영에 복귀하는 것을 막고 민주적인 학교운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직선제를 통한 학장선출과 그 후보는 학내 구성원이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한 바 있다.

이교수는 “지금까지의 개혁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비대위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판단했습니다. 학내민주화운동 이후 학교를 이끌어가야 하는 만큼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의 행정적인 공백을 최소화하고 조속한 학원 정상화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판단해 학장직을 수락했습니다.” 경인여대의 교수, 학생, 교직원들은 법인일가족이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고 학교를 사유화하는 등의 파행적 운영으로 지난 5월 23일부터 비대위를 구성하고 ‘비리족벌재단퇴진 및 교육민주화운동’을 전개해왔다. 이로 인해 수업은 물론 학사행정이 두 달이 넘게 중단되었다.

그러나 교육부 감사결과 법인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구법인의 백창기 이사장과 김길자 학장의 승인취소와 동시에 관선이사의 파견이 이루어졌다. 현재 최희선 인천교대 총장이 이 대학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법인퇴진운동으로 중단된 수업은 지난 1일부터 재개되었다. 학생들과 교수들은 그 동안 밀린 수업을 한달 동안 진행한다고 한다. 그리고 1주일간의 여름방학이 끝나는 오는 9월 4일에 개강할 예정.
이교수가 취임한 뒤 벌인 일들은 구법인이 턱없이 비싸게 받은 등록금과 학생식당, 자판기 등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었다. 또한 무질서하게 운영되어 온 학사행정을 바로 잡는 것. 그러나 학교를 정상화하는데 수업만을 재개하는 것으로 모든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잦은 해고로 인해 학사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갖고 있는 직원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교수 임용비리로 교수들이 받은 피해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 자체가 무리인 상황입니다. 게다가 학내 구성원끼리 이해관계가 연결된 부분도 있어 쉽게 해결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이교수의 말대로 경인여대의 정상화를 위해 급한 일은 처리했지만 정작 구법인의 무계획적이고 무질서한 학사운영으로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한다.

경인여대의 학내분규가 법인의 전횡으로 시작되었던 만큼 이사회와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도 해결과제라고 이교수는 말한다.
“이사회가 새롭게 구성된 이후 이사장과 학장 선임 건으로 이사회가 개최되었습니다. 당분간 법인과는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러나 사립학교법은 법인에게 인사권, 운영권, 예산결정권 등 막강한 권력을 부여하고 있어 법인에게 빌미를 제공할 수 도 있습니다.”이교수의 걱정은 지난해 사립학교법이 한층 더 개악된 이후 법인의 부정과 비리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인여대는 법인과의 문제 외에도 전문대이기에 안고 있는 한계 또한 만만치 않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수업연한을 2년으로 제한하고 학과가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전문대는 4년제 종합대를 축소시켜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앞으로 전문대는 수업연한을 다양화하고 특성화된 전문대로 전환해 전문직업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이교수가 학장으로 선임될 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법인비리를 해결하기 위해 경인여대의 문제점들을 꼼꼼히 점검하고 비대위를 이끌었던 이교수의 경험을 본다면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헤쳐 가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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