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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냉전기 미중관계 타협에서 경쟁으로
탈냉전기 미중관계 타협에서 경쟁으로
  • 김재호
  • 승인 2023.10.24 2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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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547쪽

중국 정치·외교 및 미중관계 전문가의 냉철한 미중관계 분석과 전망
미국과 중국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신냉전)에 빠질까? 새로운 공존의 시대를 열 수 있을까?

『탈냉전기 미중관계-타협에서 경쟁으로』는 30여년 전 국력의 격차가 16배나 됐던 미국과 중국이 타협과 상호의존의 시기를 거쳐 현재의 경쟁·충돌의 단계에 이른 경로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미래의 향방을 짚어낸 ‘미중관계 종합해설서’이다.

중국 정치·외교 및 미중관계 전문가로 꼽히는 저자는 1991년 탈냉전 이후 30여년 동안 미중관계가 관여와 타협의 시기에서 상호의존과 견제(균형)의 단계를 지나 현재의 경쟁과 대립 시대로 진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미중관계가 신냉전의 충돌로 치달을지, 새로운 공존의 시대를 열어갈지에 대해서는, 특히 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맺을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로서, 냉정한 관측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미국과 중국 관계의 논의에는 크게 현실주의적 시선과 자유주의적 시각이 있다. 현실주의는 미국과 중국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신흥 강대국의 부상이 기존 강대국과의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이론)에 빠져 신냉전에 돌입할 것이라고 본다. 이와 달리 자유주의(제도주의)는 높은 수준의 경제적 상호의존과 제도적 연계에 의한 협력이 충돌과 전쟁을 억제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강경 일변도의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조차 ‘경쟁의 체계화’ ‘탈냉전기의 종언’을 선언하는 등 미중관계는 이론적·구조적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미중관계를 분석할 때 인식과 활용이라는 행위자 변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진 것이다. 곧 양국의 국내적 요인이 외교정책에 미치는 비중이 증대하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향후 미중이 경쟁의 관리를 통해 공존하든 아니면 신냉전으로 돌입하든 양국 관계는 탈냉전기와 비교해 훨씬 악화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결론 내린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좀 더 냉정하고 명민한 외교가 필요해지는 시기라는 의미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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