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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사
동유럽사
  • 김재호
  • 승인 2023.10.24 2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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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코넬리 지음 | 허승철 옮김 | 책과함께 | 1,412쪽

20세기 지구상 가장 많은 사건이 발생한 지역, 동유럽
15개 이상 동유럽 국가의 역사를 간추려 해설한 역작!

우리에게 동유럽은 양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지역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사라예보에서의 총성으로 불을 댕긴 1차 세계대전, 나치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포문을 연 2차 세계대전이 모두 이 지역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홀로코스트, 프라하의 봄, 베를린 장벽의 붕괴, 보스니아 전쟁, 코소보 전쟁, 최근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20세기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수많은 사건 또한 동유럽 지역이 그 중심지가 되었다.

한때 신성로마, 합스부르크, 오스만, 러시아 같은 대제국의 변방에 불과했던 동유럽 지역이 왜 이러한 세계사적 사건들의 무대가 되었을까? 여기에는 이 지역을 둘러싼 수많은 민족과 종교, 지역적인 특색까지 복잡다단한 사정이 뒤엉켜 있다. 이 지역의 오랜 분쟁과 갈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유럽의 역사를 깊숙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동유럽 개별 국가들의 역사를 다루지는 않는다. 동유럽 혹은 중동부 유럽이라는 관점에서 제국의 일원이자 그 사이의 공간에서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들이 말하는 이야기를 서술한다.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민족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자신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통한 민족 정체성의 자각이야말로 단순했던 유럽 지도를 오늘날의 복잡한 지도로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 책은 주로 몇몇 선각자의 사상에서 비롯된 민족주의가 민족 투쟁이라는 운동으로 진화해가는 과정, 그로 인한 제국의 쇠퇴와 민족 국가의 탄생 과정을 추적한다. 그 국가들은 발트해 연안의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에서 아드리아해 연안의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세르비아, 그리고 흑해 연안의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을 망라한다.

그리고 1차 세계대전 이후 동유럽을 휩쓴 파시즘과 나치 독일,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소련 스탈린주의를 끝내 극복하고 오늘날 통합 유럽의 일원이 되기까지, 이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이야기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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