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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선비와 여중군자
여성선비와 여중군자
  • 김재호
  • 승인 2023.10.24 2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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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지음 | 다할미디어 | 440쪽

조선 전기에 간행된 족보 분석을 통해 보는 고려에서 조선으로의 전환기 시대상 속 여성의 모습

조선시대를 남녀관계와 각각의 역할, 그리고 혼인 생활에 초점을 두고 살펴보면, 조선 전기와 후기가 크게 다르다. 조선 건국과 더불어 주자학이 시대정신으로 기능하게 되면서 사상사적으로 『대학大學』과 짝을 이루는 『소학小學』이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담당하는데, 이 맥락을 따라가면 세종 대에 왜 『소학』의 보급을 그렇게 장려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1장].

저자는 우리가 조선시대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의 범위를 남과 여의 위상과 관계에 한정해서 보았을 때, 남녀칠세부동석이나 칠거지악과 삼종지도 등과 연관된 이미지들이 대부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전란기를 거친 이후에 굳어지게 되었음을 지적하며, 이 책에서는 조선 전기에 간행된 족보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고려에서 조선사회로 이행해가는 시대상에 초점을 맞춰 남녀관계와 역할, 성별지식(젠더)과 관련된 명제들을 자세히 고찰한다. 구체적으로 족보 기재 양식의 변화, 남귀여가혼과 친영, 균분상속과 윤회봉사 등의 혼인과 제사의 문제들을 살펴본다[2장].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족보 『안동권씨성화보安東權氏成化譜』에 수록된 부녀자들의 재가再嫁 기록과 분포 양상, 그리고 혼인과 여부女夫, 재가와 후부後夫, 재가 분포와 사회적 의미 등에 대해서도 검토한다. 이를 통해 시대의 과도기적 양상과 조선의 주자학화가 점차로 여성의 삶과 위상, 사회적 지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3장].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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