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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333] ‘중국매미’로 더 알려진 꽃매미, 밟아 죽이자는 캠페인까지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333] ‘중국매미’로 더 알려진 꽃매미, 밟아 죽이자는 캠페인까지
  • 권오길
  • 승인 2023.10.23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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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매미
노린재목 꽃매미 과에 속하는 '꽃매미'. 사진=위키미디어

2023년 9월 8일 자 <조선일보> 윤주헌 뉴욕 특파원의 [윤주헌의 What’s up 뉴욕]에 “맨해튼 한복판에 바글바글...中서 ‘불법 이민’ 온 꽃매미와 전쟁”이란 글이 실렸다. 

“으악”, 5일 오후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 인근 야외 테이블에서 점심을 먹던 여성 두 명이 소리를 질렀다. 이들이 서둘러 도시락을 챙겨 떠난 자리에는 검은색 점박이 날개를 가진 몸길이 2.5㎝짜리 벌레가 주황색 속 날개를 내비치며 기어 다니고 있었다. 주변을 보니 건물 한쪽 구석에 같은 종류 수십 마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일부는 개구리가 점프하듯 날뛰고 있었다.

지금 뉴요커들은 ‘랜턴플라이(lanternfly)’라고 부르는 꽃매미와 전쟁 중이다. 중국 남부가 원산지로 한국에서도 농작물을 황폐시키는 유해 생물로 악명을 떨친 꽃매미가 태평양 건너 미국까지 온 것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2014년 펜실베이니아에서 처음으로 목격된 뒤 14개 주로 퍼졌다.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로 반입된 조경석에 붙어있던 알 덩어리를 통해 ‘불법 이민’한 것으로 파악된다.

뉴욕에는 2020년 8월 스태튼 아일랜드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올해 유독 출현이 두드러지고 있다. 도심 맨해튼에서 멀쩡히 길을 가던 사람도 갑자기 꽃매미가 날아와 옷에 붙는 바람에 비명을 지르는 장면을 보는 게 어렵지 않다. (…) 코넬대 곤충학자인 브라이언 애슈노어 등은 지구 온난화 여파로 더 많은 꽃매미가 부화하게 된 탓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지 언론에서는 꽃매미 퇴치법을 안내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꽃매미를 죽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라면서 ‘한 발을 높이 들어 바닥에 내리쳐서 벌레를 납작하게 만드는 고전적 방법’, ‘말아 올린 잡지나 손으로 때려잡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꽃매미의 옆모습이다. 사진=위키미디어

꽃매미(Lycorma delicatula) 성충은 몸길이 14~15mm, 날개 편 길이 40~50mm쯤이고, 앞(겉)날개는 연한 회색빛을 띤 갈색이고, 기부의 2/3 되는 곳까지 검고 둥근 점무늬가 20여 개 있으며, 뒷(속)날개는 붉은 주황색(朱黃色)이다.

불완전 변태하는 꽃매미의 애벌레(약충·若蟲·nymph)는 등에 빨간 줄무늬가 4개 세로로 나 있으며, 흑색점이 14개 있다. 연 1회 발생하며, 알로 겨울을 보내고, 월동한 알은 5월 상중순에 부화하여 어린 약충이 되며, 약충은 4회 허물을 벗은 후 7월 중순부터 성충이 되어 11월까지 활동한다. 꽃매미라는 이름보다는 ‘중국매미’라는 별명으로 더 알려져 있으며, 대한민국에는 생태계 교란 야생생물로 지정되었다.

꽃매미의 한살이. 시계 반대방향으로 알집, 어린 약충, 종령 약충, 성충의 모습이다. 사진=위키미디어

그리고 1932년 일본인 곤충학자가 남긴 기록에 당시 대한민국에 꽃매미가 서식했다는 기록 있는데, 한국 내에서의 꽃매미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1979년 꽃매미가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목격되었으며, 2006년경부터 관악산과 천안시, 청주시 등지에서 가죽나무를 위주로 발생하였다.

그리고 꽃매미는 ‘꽃꽃꽃’ 하며 우는 걸로 유명하고, 꽃매미는 매미의 왕이라 불리니, 꽃매미는 머리 위에 왕의 문양같이 생긴 게 있기 때문이다. 유충과 성충은 나무의 즙액을 빨아서 성장을 저해한다. 많은 양의 분비물 배설로 그을음병을 유발하여 과실의 품질이 저하되기도 한다. 

꽃매미(spotted lanternfly)는 노린재목 꽃매미 과에 속하는 곤충이고, 꽃매미의 원산지는 중국 중남부와 동남아이고, 주된 서식지는 원산지와 베트남, 대만, 인도 등등 아시아 일대이다. 중국 꽃매미가 계절풍을 타고 한국, 일본, 미국까지 날아가며, 주로 포도열매와 가죽나무를 해치는 해충인데, 나무 한 그루에 꽃매미 수십 마리가 달라붙어서 수액을 빨아먹으니 나무는 말라 죽어버린다.

또한 꽃매미가 배설하는 감로(甘露, honeydew)에 곰팡이가 자라나 그을음병을 일으켜 해당 숙주식물(기주식물)의 이파리들이 고사시킨다. 또한 감로가 과일에 묻게 되면 상품성이 떨어지고 마찬가지로 그을음병을 유발한다.

1~3령의 약충 기간인 5월 상순부터 6월 중순까지가 방제 적기이다. 꽃매미는 흔히 천적이 없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거미, 사마귀, 밀잠자리, 기생파리, 맵시벌, 박새, 두꺼비, 도마뱀 등의 먹이가 되고, 애벌레는 거미에게 잡아먹힌다.

꽃매미는 1년에 한 번 발생하며, 활동 시기는 5월~11월이다. 성충은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산란하고, 알은 30∼50개씩 무더기로 낳는다. 월동하는 알은 4월 후반기 때부터 부화하기 시작하여 6월 상순에 대부분이 부화한다.  

또한 2022년 8월 말을 기점으로, 미국의 뉴욕과 뉴저지 일대에 대량으로 번식하여 도시 어디든 수천 마리가 달라붙는 등 매우 큰 해를 입혀 당국에서 밟아 죽이자는 캠페인까지 벌일 지경이었다.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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