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한다’고 하면 홀로 자기만의 세계에서 탐구에 몰두하는 고독한 학자의 이미지를 떠올릴지도 모르지만 공자의 《논어》, 소크라테스의 대화편 등 철학사의 문을 연 중요한 논의들은 여러 인물의 허심탄회한 대화의 형태로 기록된 경우가 많았다. 대화는 오래전부터 철학을 펼쳐나가는 유용한 도구였던 셈이다.
건국대 철학과의 김성민 교수는 정치·사회·문화에 대해 철학적 사유에 기반한 실천적 대안들을 제시하며 철학이라는 학문과 현실의 한국 사회를 생생히 이어온 한편,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아왔다. 이 책에서는 사상사부터 예술철학까지 김성민 교수와 공부해온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그동안 천착해온 철학적 주제들과 각자가 품은 문제의식, 비전 등을 김 교수와 마주 앉아 이야기 나누었다. 이들의 대화를 통해 독자들은 한국 철학의 현재와 미래를 또렷이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1장 〈한국근현대사상의 지평과 서양철학의 자기화〉에서는 헤겔철학에 내재된 변증법과 실천 등의 지향이 어떻게 한국의 사회변혁 논리와 결합하게 되는지를 분석한다.
2장 〈역사적 트라우마와 한국인의 정신분석〉에서는 수사적으로 사용하던 ‘역사적 트라우마’의 개념을 사회적으로 전승되는 집단 트라우마로 재구성하는 한편, 재구성된 개념에 비추어 분단과 전쟁으로 발생한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분석한다.
3장 〈‘북한’이라는 타자를 위한 인식론적 전환〉에서는 백성에서 피식민자로, 피식민자에서 조선인민으로, 그리고 인민대중으로 변화·성장해간 북조선 인민의 역사를 추적하며, 북조선 인민에 대한 역사적 인식 위에 ‘우리’의 역사를 쌓는 새로운 접근이 남과 북이 함께 가는 또 다른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드러낸다.
4장 〈유일자라는 이름의 존재론〉에서는 반란을 옹호하고 국가에 대항해 자신의 힘을 확장할 수 있는 자유로운 연합 속에서 개인들이 서로를 찾도록 부추기는 슈티르너의 주장이 지닌 현대적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5장 〈예술과 해방, 미학적인 것의 정치성〉에서는 마르쿠제의 미학론을 통해 예술의 해방적 기능을 논하며 그 현재적 의미를 재고한다.
6장 〈근대국민국가와 생명 그리고 권력〉에서는 근대의 생명정치를 통해 현대 민주주의의 이면에 대한 논의, 즉 다수에 의한 통치 그리고 지배자 없는 피지배의 자발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7장 〈사진철학, 그 실현과 확장의 가능성들〉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의 주도적 매체로서 문자의 역할이 다시 이미지로 이행되어가는 과정과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철학적으로 고찰하며 사진의 새로운 의미를 제시하는 플루서의 사진철학에 관해 논한다.
8장 〈무엇이 예술을 예술답게 하는가〉에서는 예술의 외연이 극도로 확장된 오늘날, 예술철학에서 미학으로의 이행을 보여주는 단토의 사유에 주목해 예술의 고유한 존재방식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본다.
9장 〈예술철학의 의미와 경계〉에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예술가의 태도와 관점은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의미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살펴보고, 현대미술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그리고 한국과 바티칸시티는 외교관계를 수립하였기 때문에, 한국헌법 임시정부가 선전포고하고, 을사조약.한일병합이 무효인 일본의 종교기준을 적용하는게 맞지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