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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희극
셰익스피어 희극
  • 김재호
  • 승인 2023.09.27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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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규 지음 | 256쪽 | 도서출판 동인

셰익스피어의 로맨스 너머 세상 이야기

셰익스피어는 선남선녀의 로맨스와 결혼의 해피엔드를 핵심으로 하는 소위 로맨틱 코미디, 혹은 낭만 희극을 자기 특유의 희극 장르로서 확립한다. 오늘날 우리가 줄여서 ‘로코’라고 부르는 전형적인 희극 형식과 문법이 셰익스피어에 의해 확립된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특히 낭만 희극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재미를 주면서 근대적 사랑의 이념을 제시한다.

하지만 근대적 사랑의 이념은 인간과 세상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제시되는 것이기에, 낭만 희극은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다룬 사회극이나 문제극의 성격을 띠기도 한다. 이는 셰익스피어가 본격적으로 비극을 시도할 무렵 쓰인 희극들이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비극의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의 낭만 희극은 선남선녀의 로맨스 너머의 세상 이야기를 읽도록 초대한다. 이는 로맨스의 찬란한 전경 뒤의 얼룩진 배경을 같이 보아야만 로맨스의 찬란한 색조가 제대로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문에서 다룬 일곱 편의 희극은 로맨스와 결혼의 해피엔드를 그리면서 이상에 맞지 않는 세상사의 다양한 갈등과 문제의 해결에 대한 전망을 암시한다. 또한 청춘남녀의 로맨스가 성, 권력, 재산, 신분 등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얽힐 수밖에 없는 세상사를 그리고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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