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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유령
자본의 유령
  • 김재호
  • 승인 2023.09.19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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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제프 포글 지음 | 김지원·이준서 옮김 | 길 | 252쪽

현대 자본주의의 가장 신랄하며 독창적인 공격자 요제프 포글
자본의 유령, 그것은 나머지 시간에 대한 미래의 공격이다
문예학, 철학, 사회학을 넘나들며 해부한 현대 금융자본주의와 경제 이론
“포글의 글은 짜릿한 충격을 준다.”(FAZ)

요제프 포글(Joseph Vogl, 1957~)은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세대의 비평가들을 대변하는 인물이자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로 꼽히는 독일 학자이다. 비판이론과 후기구조주의(미셸 푸코, 질 들뢰즈)의 전통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방법론을 기반으로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내며 독일어권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학자가 되었다.

주 연구 분야는 18~20세기 근현대 문학사와 지식의 역사 및 이론, 위험과 위험성의 근세사, 담론 이론과 매체 이론 등, 그야말로 전방위적이다. 특히 문예학자이면서도 경제학적 지식의 구성과 금융사에 천착한 저작들을 꾸준히 출간하여 학계에서는 물론 세계 도서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이 책 『자본의 유령』(2010)은 포글의 대표작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그의 저술이다. 문학에 뿌리를 둔 다방면의 전문가인 그의 작업은 경제 지식 및 경제학과 자연과학의 연결점들을 탐색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발현되는 고유의 ‘시학’에 주목해 현대 금융시장의 기호적 특성, 과학적 서사 및 실제적 작동에 내포된 허구성과 가상성 등을 규명하는 데 있다.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 독어독문학?문화학 및 매체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포글은, 1990년 뮌헨 대학교에서 「폭력의 장소: 카프카의 문예학적 윤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1년 『계산과 열정: 경제적 인간의 시학』으로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이 교수 자격 논문이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데 이어, 『자본의 유령』이 “신문의 문예란을 훨씬 넘어서는 주목을 불러일으킨 숨은 베스트셀러”(《슈피겔》)가 되어 현재까지 9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또한 역시 현대 금융시장을 다룬 『통치권 효과』(Der Souveranitatseffekt, 2015)로 라이프치히 도서전 논픽션/에세이 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그에 이어 『자본과 원한』(Kapital und Ressentiment, 2021)을 출간했다. 현대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이러한 끈질긴 분석과 비판은 철학·문화학·정치 비평 분야의 뛰어난 비판적 저술가에게 수여하는 귄터 안더스 상의 수상(2022)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자본의 유령』은 학계만이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매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경제(학)에 물음을 던질 필요성이 이미 오래전부터 대두되었으며 많은 이들에게서 이러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과 더불어 비로소 이러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물꼬가 트인 까닭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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