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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으로 넘어온 월남민 149명의 구술자료 연구 성과 대공개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으로 넘어온 월남민 149명의 구술자료 연구 성과 대공개
  • 김재호
  • 승인 2023.09.07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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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김성보 교수 연구팀에 3년간 연구비 지원한 한국학진흥사업의 결실
전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교수, 의사, 목사 등 주요 월남민 100여 명의 구술 채록
이들의 월남 동기와 생애사 등을 통해 통일을 지향하는 미래 담론의 토대자료 기여
한국학진흥사업 성과포털 누리집 통해 누구나 무료로 자료 열람 가능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우)은 ‘월남민 구술생애사 조사연구’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연구자 및 일반국민에게 공개한다고 7일 밝혔다. 이 자료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한국학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연세대학교 김성보 교수 연구팀에게 3년간 연구비를 지원해 정리한 결과물이다.

월남민 구술생애사 조사연구 홈페이지 이미지

김성보 교수 연구팀은 분단 한국의 역사적 경험을 집대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월남민 1세대 중 주도적인 역할을 한 149명의 월남민과 3년간 약 150회의 미팅을 하며 100시간의 구술 채록을 진행해 A4용지 4,500여 쪽에 달하는 구술자료집과 음성자료, 영상자료 등을 생산했다. 

그 결과 월남민의 월남 동기와 이들을 둘러싼 생애사 조명 및 통일을 지향하는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했고,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는 연구비 지원은 물론 연구자와 일반국민이 해당 결과물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국학진흥사업 성과포털 누리집에 데이터베이스화한 것이다.

연구진은 월남민을 △주요 인물, △정착지, △네트워크로 나누어 각각에 해당하는 사람과 지역, 조직을 중점적으로 정리했다. 
 
<강인덕 구술자(전 통일부 장관), 형제들이 겪은 어려움에 관해 구술>
김대중 정부 시절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강인덕 구술자(1932년생)’는 유복했던 유년 시절을 시작으로, 가정 내 기독교 문화, 한국전쟁기에 북한에서 월남한 이야기 등을 전했다. 특히 형들 중 한 명이 권총을 제작해 숨겼는데, 당시 헌병보였던 사촌 형의 밀고로 아버지와 첫째·둘째·셋째·넷째 형님과 매형이 평양고등계 유치장에 잡혀갔던 일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친형들은 김일성의 사촌 동생인 김원주와 유년 시절부터 친했는데, 그 덕분에 당학교에서 강의를 했다고 한다. 그즈음 공산당에서 김원주를 매개로 친형들을 민청 기간조직원으로 포섭했으나 형님들은 조만식 선생과 김병연 선생을 따라 처신했다고 말했다.

<강현두 구술자(서울대 명예교수), 한국방송에 관한 언급 및 통일 교육 중요성 강조>
 ‘강현두 구술자(서울대 명예교수 / 1937년생)’는 이북에서의 유년 시절 경험을 회상하며 통일 교육의 중요성 강조 및 경성방송국을 한국방송의 역사에 포함하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통일 교육은 탈북자 등 이북 출신 사람을 이해하고 남북통일 이후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도 구술했다.

<김주열 구술자(이북5도연합회 황해도민회장), 한국을 둘러싼 다양한 국제 정세관계 언급>
 연구진은 월남민 간의 네트워크에 주목해 구술을 채록하기도 했다. 예컨대, 황해도 출신 ‘김주열 구술자(이북5도연합회 황해도민회장)’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에서 신문사 일을 하다가 교회를 다니게 된 과정과 신문사 사장을 지내게 된 이력 등을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의 자유·종교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입장, 북한 방북과 한국 정부, 그리고 이민자에 대한 생각, 북미관계, 한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 통일 후 희망 등에 관해 구술했다. 

안병우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남북분단 75년이 된 시점에서 실향민의 기억이 금번 사업처럼 데이터베이스화되어 잊혀지지 않고 후대의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희망의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해당자료는 구술자료, 사진자료, 영상자료, 음성자료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한국학진흥사업 성과포털(waks.aks.ac.kr)’에서 누구나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 검색방법 : 한국학진흥사업 성과포털 누리집 검색창에서 ‘월남민’ 입력 → 하단 ‘연구과제(1)’ ‘홈페이지’ 클릭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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